청바지, 티셔츠에 붉은색 운동화를 신고, 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무심한 듯, 편한 듯 미소 짓고 있는 한 남자. 바로 ‘칠가이(Chill Guy)’다.
칠가이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복잡한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밈(meme)으로 퍼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칠가이는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 필립 뱅크스가 2023년 10월 SNS X(옛 트위터)에 공개한 캐릭터다.
개 또는 캥거루 또는 카피바라를 형상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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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스는 별다른 설명 없이 “내 새로운 캐릭터다. 특징은 주변에 별로 신경 안 쓰는 ‘칠가이(Chill Guy)’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chill’이라는 단어는 명사로는 ‘한기’라는 뜻이지만, 형용사로 ‘느긋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칠가이는 느긋한 남자, 차분한 남자라는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나온 건 2023년이지만 지난해 틱톡을 중심으로 사용되면서 퍼졌고, 한국에도 상륙했다.
사람들은 SNS 프로필 사진을 칠가이로 설정하는 가하면, 칠가이를 활용한 각종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있다.
‘1분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chill한 하루’ 쇼츠는 ‘늦잠자서 지각이라고 뛰지 않아. 어차피 뛰어도 지각이다’. ‘지하철 자리 없어도 짜증 나지 않아. 어차피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지 운동 삼아 서 있지 뭐’ 등의 내용으로 느긋한 태도를 강조한다.
정치권도 반응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유튜브 계정에는 ‘홍준표 정말 chill하다’라는 제목과 함께 유시민 작가와 토론하는 상황에 대해 ‘공격이 쏟아지지만 웃음 짓는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칠가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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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등에도 칠가이를 이용한 각종 릴스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에는 ‘칠가이 테스트’도 등장했다.
심리테스트 플랫폼 ‘푸망(poomang)’의 칠가이 테스트는 △나는 해야 할 일을 자주 미룬다 △나는 활동적인 사람이다 △나는 상상력이 풍부하다 △나는 즉흥적인 선택을 자주 하는 편이다 등 12가지 질문을 통해 어떤 유형의 칠가이인지 구분해준다.
또 다른 심리테스트 플랫폼 ‘테스트모아’에서는 △사람들이 내 의견과 다르게 생각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갑자기 계획이 바뀌어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실수를 해도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어간다 등 10개를 질문해 칠가이 정도를 %로 보여준다.
칠가이의 인기 요인은 칠가이의 태도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인 대부분은 바쁘고 정신없이 일상을 보내며 여유를 잃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칠가이는 어떤 상황에도 동요되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을 것 같은 미소를 짓고 있어 현대인들의 편안하고자 하는 심정이 투영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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