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횟수 많을수록 위험도 증가
면역 체계 교란부터 암 유발 등 경고
생수병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아깝다고 재사용할수록 미세플라스틱에 더 많이 노출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일상적으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다. 안 좋다는 건 알아도 편의성이 높다보니 숨 쉬듯 이용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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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의 경우 1일 안전 섭취량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장기적인 영향도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막연하게 나쁘다는 것만 알고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트레스 유발과 면역 체계 조절 장애, 식도암∙췌장암 유발까지 장기간 노출될 경우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완전히 배제하고 살 수 없어도 노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재사용, 병 가열 안 돼”
아깝다고 재사용하면 플라스틱 표면에 미세한 흠집이 생겨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방출된다. 여러 번 사용한 플라스틱 페트병을 깨끗하게 사용하겠다고 세척할 경우 강한 마찰이 가해져 미세플라스틱의 분해가 더 활발해진다. 이 경우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돼 인체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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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화학물질인 스타이렌이 배출될 가능성이 생기며 식도암, 췌장암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플라스틱에는 평균적으로 1만6000개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이 중 4200개가 매우 위험한 물질로 분류돼 있다.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뚜껑을 자주 열고 닫아도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이 늘어난다. 생수병을 열고 닫을 때 발생하는 마찰로 병목 부분에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조각이 떨어져 나와 물속으로 유입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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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병을 가열하면 미세플라스틱과 독성 화학물질의 배출이 더 많아진다. 가열된 플라스틱이 뒤틀리거나 녹으면서 음식에 스며드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의 셰리 메이슨 교수는 “플라스틱을 재사용하면 잠재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플라스틱병 안에 든 생수가 수돗물보다 깨끗하다는 인식은 마케팅 전략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원한 곳에 두고 냉동 보관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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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가정에선 플라스틱 용기에 든 1.5L 또는 2L의 생수를 식수로 사용하면서 집안에 다량의 제품을 보관해두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반드시 서늘한 곳에 페트병을 보관해야 한다. 만약 겨울철 난방으로 덥혀진 집안이나 보일러실, 직사광선이 드는 베란다 등에 플라스틱 생수병을 놓으면 플라스틱이 열화(열에 의해 변형) 돼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이 더욱 증가한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40℃ 이상 환경에 플라스틱 생수병을 보관하면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등 환경호르몬이 다량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 차 안에 생수병을 놓으면 온도가 50℃ 이상 상승할 수 있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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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환경이 아니더라도 오래 보관할수록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은 증가한다. 생수 자체는 유통기한이 길지만, 오래된 생수병에 담긴 물에 미세플라스틱 함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플라스틱 생수병을 냉동실에 통째로 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생활습관도 지양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회용 플라스틱병을 냉동 보관했다가 해동하면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플라스틱 구조가 약화된다. 이로 인해 미세한 균열이 생겨 미세플라스틱 방출이 늘어나게 된다.
일회용 플라스틱병 사용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수칙을 지키는 게 좋다. △생수병 보관 시 햇빛과 고온 피하기 △재사용하지 않기 △뚜껑을 불필요하게 열고 닫지 않기 △통째로 냉동보관하지 않기 △병을 가열하기 않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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