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조기 대선을 한 달여 앞둔 경남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여파가 상당한 지역 중 한 곳이다.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옆 동네 부산과 울산에 비해 보수세가 더 짙은 곳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만난 경남지역 유권자들은 “이번 기회에 바꿔보자”는 정권 심판론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에는 정신 차렸겠지”라는 마뜩잖은 기대감도 있어 혼조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이달 20일 경남 창원 시내 한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60대 택시기사는 “국민의힘에서만 대통령이 두 번이나 탄핵되는 수모를 겪었는데 망신도 이런 망신이 어딨노”라고 혀를 찼다.
그는 “정치적 색깔을 떠나 대한민국의 격이 이렇게 떨어져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창원 민심을 나타냈다.
또 다른 60대 택시기사는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제대로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카이. 나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에는 투표 안 할끼다”고 잘라 말했다.
창원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들 분위기도 택시기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50대 상인은 “아이고, 말도 마소. 이제는 마~말도 꺼내기 싫어예”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시장 상인들 다 죽게 생겼는데 정치는 무슨 놈의 정치고”라며 “우리 생명줄 연명하게 해주면 이번에는 참말로 누가 되든 그 사람한테 표를 찍을거다”고 호언했다.
다른 60대 상인은 “그래도 우리가 그 사람들(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 찍어주면 누가 찍어 주노. 내사마(나는) 이번에 한 번 더 속는 셈치고 찍어 줄끄다”고 말했다.
역대 치러진 대선 개표 현황을 보면 △17대 한나라당 이명박 55.02%, 무소속 이회창 21.48%,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12.35% △18대 새누리당 박근혜 63.12%, 민주통합당 문재인 36.33% △19대 자유한국당 홍준표 37.2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36.73%, 국민의당 안철수 13.39%, 바른정당 유승민 6.71% △19대 국민의힘 윤석열 58.2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37.38%이다.
일각에선 정권 심판론이 아무리 거세도 경남지역 표심은 보수 정당 후보를 향해 있어 별다른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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