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법원서 공직선거법 유죄 확정
2034년까지 피선거권 박탈
“이번 대선에 그 사람 또 나오나요?.”
6·3 대선을 앞두고 선거철 ‘단골손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출마 여부를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까지 대선에만 3번 출마한 허 대표가 선거 때마다 각종 ‘황당 공약’과 파격적인 발언으로 주목을 받아온 탓이다. 결론적으로 허 대표는 이번 대선에 나서지 못한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유죄가 확정돼 2034년까지 출마 자격을 잃어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해 4월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허 대표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TV 방송 연설에서 “나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정책보좌역이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허 대표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허 대표는 법원에서 이 같은 사실이 허위가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정치의 영역에서 피고인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며 허 대표를 강하게 질타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이와 같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형이 확정된 때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에 따라 허 대표는 2034년 4월까지 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됐다.

허 대표는 1991년 지방선거, 1997년 15대 대선,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2007년 17대 대선에 나섰다. 그는 당시 자신의 지능지수(IQ)가 430이고 축지법을 구사하며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행으로 ‘허경영 신드롬’을 일으켰다. ‘허본좌’라는 별명까지 생긴 그는 황당 공약으로도 주목받았는데, 유엔(UN) 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하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다만 그가 내놓은 결혼수당과 노인수당 등 각종 현금성 복지 정책이 당시에는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후 정치권에서 일부 논의되거나 도입되면서 그의 이름이 재언급되기도 했다.
그는 17대 대선 때도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하기로 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만찬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고 발언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2008년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이후 10년간 선거에 나오지 못한 그는 2018년 피선거권을 회복하자 다시 부지런히 명함을 내밀었다. 2020년 21대 총선과 2024년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나섰고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2022년엔 20대 대선에 출마했다.
최근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그의 이름이 다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전 목사를 허 대표에 빗대며 “(허 대표가) 한때 국민에게 굉장히 웃음을 주셨다”며 “대한민국 정치가 이렇게 되면 좀 우스워지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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