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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믿고 70억 투자했는데"…군산시, 이미지 추락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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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8 13:45:07 수정 : 2025-04-28 13: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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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가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추진 중인 ‘외식산업개발원’ 조성 사업이 특정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혜택 제공 논란에 휩싸였다. 외식산업개발원 사업은 지역 재생이라는 목표 아래 출발했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인 더본코리아와의 협업 과정에서 드러난 과도한 의존 구조가 지역 자생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8일 군산시에 따르면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와 협업해 금동에 외식산업개발원을 조성하기 위해 부지 매입(25억원)과 설계(8900만원), 건물 신축(36억원), 인테리어, 조리 기구 및 사무 집기 구입(8억원) 등에 7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전북 군산시가 더본코리아와 협업해 금동에 건립 중인 외식산업개발원 모습. 연합뉴스

외식산업개발원이 완공되면 더본코리아가 운영을 맡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특색있는 메뉴 개발과 외식업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지역 특색 메뉴를 개발하고 외식업 종사자 교육, 원도심 상권 활성화 등 도시재생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막대한 시 예산이 투입된 공공재산 성격의 외식산업개발원이 과도하게 더본코리아 맞춤형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는 더본코리아의 요구에 맞춰 건물 설계를 변경하는가 하면 외식산업개발원 내 조리 집기에 ‘더본’이라는 상호를 각인했다.

 

그러나 이 사업이 더본코리아에 지나치게 맞춰진 형태로 추진되면서 공공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군산시는 더본코리아 요청에 따라 건물 설계를 변경하고, 조리 집기에는 '더본' 로고를 각인하는 등 사실상 특정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해왔다. 완공 이후 더본코리아는 연간 3000만원가량의 저렴한 사용료만 부담하며 시설 전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군산시의회 등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에 의존한 사업 추진 방식이 향후 운영기관 변경이나 사업 지속성 측면에서 심각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최근 더본코리아가 품질 논란, 농지법 위반 의혹, 원산지 표기 오류, 부적절한 인사관리 등 잇단 문제에 휘말리면서 대외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이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설경민 군산시의원은 “초기 사업 추진 시점에는 더본코리아의 위상이 높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업무협약만 체결한 상태에서 사업을 특정 기업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은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체결을 추진 중인 사용 허가 계약은 사실상 임대 계약에 가깝고, 정책 실패 시 행정이 개입하거나 회수할 수 있는 권리나 절차가 불명확하다”며 “계약 체결 시 해지 요건 등 견제 장치를 강화하거나,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더본코리아 유치를 위해 여러 지자체가 경쟁했는데 군산은 문경, 예산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외식산업개발원을 유치했다”며 “현재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도시재생 취지에 부합하도록 계약상 안전장치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도시재생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는 특정 기업이나 유명 인물에 기대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자체의 내재적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 인물이나 기업에 사업 성패를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상황 변화에 따라 지역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외부 자원을 끌어들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지역 주체들이 주도권을 갖고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또 그 과정에서도 ‘기업 중심’이 아닌 ‘지역 중심’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자생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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