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반납 땐 교통카드 지급도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고령 운전자의 차량에 부착하는 ‘어르신 운전중’ 표지(사진)를 제작해 배부한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운전하는 차량에 부착할 수 있는 표지 4600매를 제작해 배부한다고 28일 밝혔다. 표지는 이달부터 캠페인, 찾아가는 안전교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배부할 예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어르신 운전중’ 표지(고령 운전자 표지)는 2023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도입된 제도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고령 운전자의 안전 운전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이 표지를 제작·배부할 수 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증가 추세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7236건으로 전년(6836건)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자 수는 66명으로 같은 기간 57.1% 급증해 심각성이 부각됐다. 지난해 7월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사고의 운전자도 68세의 고령이었다.
이에 시는 올해 3월부터 주민등록된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가 거주지 동주민센터에서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선착순으로 2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 5.2%(2만4416명)가 운전면허를 반납했다. 전국 기준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중 면허 반납 비율은 2.7%에 그쳤다.
서울경찰청은 고령 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가상체험 고글 활용 체험형 음주·약물운전 교육 △운전면허 반납 제도 안내 △어르신 운전중 표지 홍보 등이다.
표지 부착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표지를 부착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65%는 ‘운전자 안전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일반 시민도 93%가 ‘고령 운전자 표지 부착 차량에 대해 배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용표 시 자치경찰위원장은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이 어려운 것은 거주지와 대중교통 간 거리 등 불편한 교통환경 때문”이라며 “근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안전교육과 표지 배부 등을 통해 고령 운전자 안전과 배려 문화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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