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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딥페이크 피해” 유인… 성착취물 만든 무서운 10대

입력 : 2025-04-30 06:00:00 수정 : 2025-04-29 19: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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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판도라’로 활동… 또래에 문자
‘1인 다역’하며 경험담 공유 눈속임
“5명 낚아 오면 해방” 범행 끌어들여
警, 8개월간 224명 검거… 13명 구속

10대 청소년 A양은 한 남성으로부터 ‘당신의 얼굴로 만든 딥페이크(허위영상물)가 텔레그램에서 떠돌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A양은 이 남성을 통해 문제의 텔레그램 채팅방 운영자와 다른 피해자와 연락이 닿았다. 운영자는 A양의 신체 일부가 노출된 사진을 줘야 유포를 멈추겠다고 했고, 다른 피해자 역시 사진을 넘겨야 이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압수한 휴대전화.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 수사 결과 A양에게 처음 메시지를 보낸 남성과 채팅방 운영자, 피해자는 모두 동일인이었다. 서로 다른 계정으로 A양에게 접근해 속인 것이다. 텔레그램에서 ‘판도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B(17)군은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를 성착취의 굴레로 끌어들였다.

A양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이자 ‘피의자’ 신분으로 분류됐다. 가족과 지인에게 자신의 일탈이 알려지는 게 두려웠던 A양이 ‘5명을 낚아 오면 해방해 주겠다’는 B군 지시에 따라 다른 피해자를 물색하고 유인했기 때문이다. A양처럼 협박으로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총 3명으로 모두 10대다.

사진=뉴스1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B군을 청소년성보호법상 성착취물 제작 등 혐의로 구속하고 전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B군은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무작위로 물색한 10대 초반 여성 피해자 19명을 상대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34건을 제작하고 불법촬영물 81건, 허위영상물 1832건을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 등 공범 3명은 불구속수사 중이다.

 

경찰은 최근 사이버 성폭력 범죄 단속 강화 활동으로 이 같은 아동·청소년 성착취 등 사이버성폭력 사범 224명을 검거하고 13명을 구속했다. 적발된 불법영상물은 8만84건에 달한다. 이번 단속은 지난해 8월28일부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실시한 ‘허위영상물 범죄 일제단속’과 함께 진행됐다.

가장 많은 사람이 검거된 유형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3만3787건·검거 124명·구속 11명)이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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