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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표단 방러… 김정은, 5월 러 전승절 열병식 참석하나

입력 : 2025-04-29 19:16:03 수정 : 2025-04-29 21: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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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80주년 맞아 대형 행사 예고
푸틴 ‘쿠르스크 탈환 선언’ 전망
北·러 파병 동시 인정과 맞물려
군사동맹 재차 강조 의도 분석
파병 병력 임무 전환 가능성도
타스 “푸틴, 북한군 포상할 수도”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 사실을 공식화한 데 이어 북한군 대표단이 러시아 방문길에 오르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감사 의사를 표시했음을 강조하는 등 민심 관리에 나섰다.

 

29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을 완료한 시점에 파병을 공식화하는 것이 러시아와 북한 양측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당 규약상 최고군사지도기관인 중앙군사위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첫 사례로, 최고의 공식성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4년 6월 1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새 조약을 체결하고 있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다음 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일(전승절) 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것이라 예고한 러시아는 이를 계기로 ‘쿠르스크 탈환 선언’을 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북한의 역할을 인정해 주는 차원에서 파병 사실을 공식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군 부대는 우리 영토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신나치 부대를 격퇴한 전투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이 성명을 노동신문 1면에 전문 게재하며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파병에 대한 민심이반을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전승절을 앞두고 북한군 대표단이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인 박영일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대표단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3차 국제반파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날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반파쇼대회에 대해 “미국 서방 신나치즘을 비판하는 국제회의”라 설명하며 “북한군 대표단의 방러를 표면상 다른 목적과 연관짓기는 어렵지만 (북한군의 열병식 참여 논의 등) 지켜볼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까지 북한이 러시아 전승절에 어떤 형태로 참석할지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동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

 

전승절은 올해 김 위원장의 유력한 방러 시기로 지목돼 왔고, 북한군이 전승절 열병식에 참여한 적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시점에 북·러가 북한군 파병을 동시에 인정한 것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답방을 위한 포석이자 양측의 군사동맹을 재차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 전투에 참가한 북한군을 포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군인들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포상 계획을 묻자 “아직은 알지 못하지만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 사실 공식화와 함께 북한군이 투입된 ‘쿠르스크 해방작전’이 마무리됐다고 주장하면서 북한군의 철수 여부도 주목된다. 다만 양국이 아직 북한군 철수를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그 이유로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의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 파병 북한군이 현지에서 다른 역할을 맡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들이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입장에서는 외화벌이 기회를 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파병 인정이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가에 대한 긍정적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북한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다자 무대 데뷔보단 푸틴과의 단독 정상회담이 훨씬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북·러의 파병 확인으로 북한이 러시아와 미국, 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상에 일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북·러의 파병 공식화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외교당국과의 소통을 묻는 질문에 “필요한 소통은 항상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파병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우크라이나가 억류 중인 북한 군인들은 전쟁 포로로 간주되며, 그에 따라 계속 보호받아야 한다”며 헌법상 우리 국민인 북한군이 한국행 요청 시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원칙은 변함없음을 확인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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