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마 스타일 ‘홍반장’ 별칭도
결선 오른 金 “지금은 아니다” 성명
安, 당분간 수면 밑 행보 이어갈 듯
‘6·3 조기대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30년의 정치 인생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보수진영 내에서 여전히 존재감을 지닌 만큼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함께 탈락한 안철수 후보는 당분간 보수진영에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홍 후보는 29일 2차 경선 탈락 후 자신의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수고하셨다. 오늘 조기 졸업을 했다”며 “이제 저는 소시민으로 돌아가서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그런 일개 시민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겠다”며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내일 30년 정들었던 우리 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탈당도 예고했다.
1995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30년 동안 정치인생을 보낸 홍 후보가 ‘정계 은퇴’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2012년 19대 총선 패배 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패배할 때도 정계 은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전후 홍 후보는 보수진영 내에서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후보로 선출되진 못했다. ‘탄핵반대파’로 김문수 후보와 지지가 겹친 점, ‘한덕수 차출론’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점, 당내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점 등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홍 후보는 경선 발표 전날인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못 되더라도 내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 아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홍 후보는 특유의 거침 없는 말투와 쾌도난마식의 현안 해결로 지지자들은 ‘홍카콜라’, ‘홍반장’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결선에 오른 김 후보는 홍 후보의 정계 은퇴 발언을 만류하는 성명을 냈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대선 경선 후보가 아니라 국회 동기이자 오랜 동료의 마음으로 편지를 쓴다”며 “정계 은퇴, 지금은 아니다. 홍 후보님도 당원들도 국민도 모두 잘 안다”고 적었다. 김 후보는 “이 나라가 위태로운 지금, 홍 후보님의 자리는 여전히 국민의힘 맨 앞자리”라며 “홍 후보는 ‘모래시계 검사’로, 저는 노동운동가로 출발은 달랐지만 우리 보수당 한길에서 만나 대한민국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뜨거운 마음만큼은 같았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비록 저는 여기서 멈추지만, 국민통합과 미래를 향한 제 소명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12년 정치 입문 후 제3지대에 머무르다 2022년 윤 후보와의 단일화로 국민의힘에 들어왔던 그는 ‘당심’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는 당장 정치적 행보를 보이기보다는 수면 밑에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자신이 관심을 보여온 인공지능(AI) 관련 의제설정에 적극 나설 수도 있다. 안 후보는 25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토론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위기”라며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추락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를 살리기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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