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마치며 국민의힘 의원들에
“어려운 자리 함께해줘 진심으로 감사”
野 의원들과 먼저 악수하면서 퇴장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 의원들을 향해 거듭 화합의 제스쳐를 취했다. 취임 첫날인 지난 4일 국회에서 발표한 취임사에서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진영을 넘어선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시정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본회의에 참석은 했지만 별다른 반응 없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여러 차례 먼저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정연설 중간중간 야당 의원들을 향해 말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 도중 여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조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자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응이 없는데 이러면 좀 쑥스러우니까”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웃어 보였다. 추경안의 내용을 설명한 뒤에는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하지 마시고 의견을 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며 “특히 우리 야당 의원님들께서도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거나, 삭감에 주력하시겠지만, 추가하실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의견을 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의 조속한 통과를 위한 여야의 협조를 당부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님들 어려운 자리 함께해주신 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고맙다”라는 말로 시정연설을 마쳤다. 연설을 마친 후 퇴장하면서도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앉은 곳으로 가장 먼저 향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한 명 한 명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자 지난 정권에서 이른바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여겨지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는 손을 맞잡은 채 잠시간 대화를 나눴고, 이 대통령이 웃으며 권 의원의 팔을 가볍게 한 차례 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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