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일용직 퇴직금 체불 사건을 담당했던 문지석 검사가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석해 내부 폭로를 하며 오열했다. 문 검사는 “위법행위를 한 공무원들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문 검사는 관련 수사 중 상관의 부당한 업무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2월 담당 검사가 변경되기 전 동료검사와 함께 기소 의견이 맞다고 보고했는데 상관이 ‘무혐의니까 힘 빼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문 검사는 “(김동희) 차장검사는 무혐의로 보는 게 확고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발언했다.
문 검사는 대검 보고용 보고서에 압수수색 결과를 빼라는 압박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결과를 빼라는 지시는 허위 공문서 작성 등 범죄행위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 검사는 이 같은 지시가 부당하다고 보고, 대검찰청에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관련해 진행 사항이 있냐고 질의하자 문 검사는 “전혀 연락받은 바가 없다”고 했다.
2023년 5월 쿠팡CFS는 취업 규칙을 개정해 일용직 퇴직금 지급 기준을 변경했다. 이른바 ‘리셋 규정’으로 1년 이상 근무하더라도 4주 평균 주당 15시간 미만 일한 기간이 한 주라도 발생하면 근속 기간을 초기화하도록 한 것이다. 올해 2월 노동부 부청지청은 이런 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4월 혐의없음 등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안 의원이 참고인으로 참석한 소회를 묻자 문 검사는 “이렇게라도 해서 근로자들의 권위를 확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고 말했다. 이어 “회사(검찰) 내에서는 안 좋게 평가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검사는 “(쿠팡의 정책이) 원복이 돼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200만원 정도 되는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던 공무원들이 잘못이 있다면 저 포함해서 모든 사람이 그의 잘못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검사가 눈물을 흘리며 발언하자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 자리에 함께 출석한 정종철 쿠팡CFS 대표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정책을 원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오해와 혼선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그 부분(퇴직금 지급 기준 변경)에 대한 절차를 진행하고, 피해가 없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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