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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만 몰랐네”…삼전·하이닉스 20조 던진 외국인, 뒤에선 ETF ‘핑퐁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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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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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현물 20조원어치 차익 실현
레버리지 ETF에선 매수·매도 반복 거래
반도체 현물 20조원어치 차익 실현
레버리지 ETF에선 매수·매도 반복 거래
외국인 ‘투트랙 전략’에 수급 해석도 복잡해져

최근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작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단기 차익을 노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물 주식은 대규모로 정리하면서도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해 상승 구간마다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이른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삼성전자를 12조6098억원, SK하이닉스를 7조8761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두 종목에서만 순매도 규모가 20조4860억원에 달한다. 반도체 대표주를 집중적으로 덜어낸 셈이지만, 같은 기간 이들 종목을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는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단기 수익 기회를 노린 것으로 나타났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매도 행렬도 이례적으로 길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무려 2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양 종목 모두 지난 11일에서야 순매수로 전환됐다.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지분율도 연중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2일 기준 47.58%, SK하이닉스는 11일 기준 51.05%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외국인들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자금 흐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를 단순한 ‘반도체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외국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7종을 총 1246억원,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7종을 175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만 놓고 보면 ETF에서도 매도 우위였지만 실제 거래 흐름은 달랐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전체 12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에서 순매수를 기록했고 5거래일만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 역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며칠간 차익을 실현한 뒤 다시 매수하는 이른바 ‘핑퐁 거래’를 이어가며 상승 구간마다 단기 매매를 반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경우 TIGER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6개 ETF에서는 누적 매수 규모가 누적 매도 규모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현물 주식은 대거 정리하면서도 레버리지 상품을 통해 반도체 업종에 대한 익스포저(노출)는 유지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외국인 특유의 차익거래 및 단기 트레이딩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임은혜 삼성증권 ETP전략팀장은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외국인 거래 비중은 35~45% 수준에 달한다”며 “현물과 선물, ETF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고빈도 차익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거래 편의성과 비용 측면에서 현물보다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며 “외국인들은 현물 비중을 줄이면서도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롱(매수)과 쇼트(매도)를 빈번하게 교차하며 수익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의 AI Gemini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의 AI Gemini 생성 이미지

외국인의 거래 전략 변화와 맞물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 구조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현물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전 32.33%에서 출시 후 29.59%로 2.7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금융투자 비중은 9.65%에서 12.58%로 2.93%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개인 비중은 35.18%에서 30.24%로 4.94%포인트 낮아진 반면 금융투자 비중은 7.81%에서 7.98%로 소폭 상승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활용한 거래가 늘어나면서 개인 중심이던 거래 일부가 증권사와 유동성공급자(LP) 등 금융투자 부문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방식 전환을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을 직접 매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2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ETF를 매수하면 유동성공급자(LP)와 지정참가회사(AP) 역할을 맡은 증권사들은 ETF 설정·환매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을 매입하거나 주식선물 등 파생상품으로 헤지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는 시장에서 금융투자 매매로 집계된다.

 

이에 따라 현물 시장에서는 개인 비중이 줄고 금융투자 비중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인 자금이 ETF를 거쳐 우회적으로 반도체 대형주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확산으로 반도체 대형주의 수급 분석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인은 현물과 ETF를 오가며 거래하고, 개인 역시 직접 투자보다 레버리지 상품 활용을 늘리면서 자금 흐름이 다층적으로 변하고 있어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인 순매수·순매도만 보면 시장 방향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ETF와 파생상품까지 함께 봐야 한다”며 “겉으로는 대규모 순매도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해 반도체 노출도를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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