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씨는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줄곧 농사만 지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각종 화초, 열매 등으로 거름을 만드는 노하우를 익힌 덕택에 한라봉 재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순박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주최하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여는 1000인’에 뽑혔고 산업포상도 받았다. 명성과 부를 한꺼번에 얻었지만 그의 도전에는 쉼표가 없다.
국내 처음으로 ‘한라봉’ 재배에 성공한 문태전씨가 자신의 독특한 농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제공 |
‘카라향’으로 등록한 나쓰미 재배의 특징은 유기농 재배다. 그는 풀과 경쟁하지 않고 공생할 수 있는 나름의 재배법 개발에 성공했다. 문씨는 “나무와 풀이 경합하지 않고 풀이 우거져도 불편하지 않은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적합한 풀을 구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닌 끝에 감귤나무에 공생할 수 있는 풀을 발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사람의 몸에 해로운 농약을 절대 쓰지 않는다는 고집을 꺾지 않는다. 주위에 온갖 약재가 널려 있다는 점에 눈을 돌렸다. 멀구슬나무 열매와 협죽도에 주정을 섞어 1년가량 숙성시킨 무공해 살충제도 그중 하나다. 문씨의 재배 기법 중 탁월한 또 다른 특징은 기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름값이 재배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감귤 재배 농가로선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 그는 “하우스 감귤 농사를 지은 지 30년이 됐는데 기름값 부담이 항상 있었다”며 “기름값 부담이 없는 품종을 찾다 보니 나쓰미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귀포=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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