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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보다 비싼 골든시드 잡아라"… 세계는 종자전쟁

입력 : 2014-03-24 06:00:00 수정 : 2014-03-24 09: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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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전자원 확보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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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국밥이나 추어탕 등에 넣어 먹으면 입맛을 돋우는 청양고추. 톡 쏘는 맛이 특징인 청양고추에는 캡사이신이 다른 고추보다 월등히 많이 함유돼 있고,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안타까운 점은 이 종자가 더 이상 우리나라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도가 높고 육질이 아삭아삭 씹히는 ‘금싸라기 참외’도 외국 종자회사 소유가 됐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이들 품종을 개발한 흥농종묘가 멕시코계 채소 종자회사인 세미니스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현재는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가 2005년 세미니스를 인수해 특허권을 갖고 있다.

좋은 토종 종자가 없으면 막대한 국부가 유출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농가들이 해외종자를 사용하면서 지불한 로열티는 2004년 50억원에서 지난해 162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각국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자를 확보하고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 종자시장에서 무한경쟁 체제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세계 농산물 종자시장 규모는 2012년 450억달러로 10년간 2배로 성장했다. 몬산토, 듀폰, 신젠타 등 10대 다국적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 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상업성이 높은 종자 개발은 주로 자본력을 앞세운 이들 메이저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종자 교역량은 1990년 30억달러에서 2011년 96억달러로 3배 확대했다.

몬산토, 듀폰, 신젠타는 각각 10억달러 이상을 종자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몬산토는 100여개 지역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고, 신젠타는 세계 400여개 연구기관과 기술협력을 맺었다. 신젠타가 개발한 토마토 종자 ‘대프니스’는 국내에서 1g에 17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들 거대 다국적기업은 자본력과 기술력을 집중화·대형화해 종자시장 독점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3일 경기 수원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한 직원이 현미경으로 종자를 살펴보고 있다.
농업유전자원센터 제공
우리나라의 종자산업 규모는 2012년 4억달러로 세계시장의 1.1%에 불과하다. 식량작물과 채소품목의 육종기술은 세계적 수준이어서 국내 개발 품종 자급률이 2012년 98%와 95%로 매우 높다. 반면에 과수나 화훼류는 고작 23%와 10%다. 이렇게 자급률이 낮다 보니 종자 수입량은 2008년 8800만달러에서 2012년 1억2400만달러로 급증했다. 종자수출은 같은 기간 2300만달러에서 4500만달러로 늘었지만 수입액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1세대 교배육종가의 은퇴와 차세대 육종인력 공급 부족으로 육종 전문인력 확보도 어렵다. 벼나 보리, 콩 등 식량작물은 농촌진흥청이 품종을 개발하고 국립종자원(지자체)에서 생산·공급하는 등 정부 주도로 육성·공급되고 있다. 민간이 참여하는 상업용 종자의 점유율은 1% 미만이다. 국내 종자업체인 농우바이오는 방울토마토 종자인 ‘티티찰’과 지난해 최우수품종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은 대추 형태의 방울토마토 ‘미니찰’ 등을 개발해 2012년 5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종자업체는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 경쟁력을 갖춘 종자, 수요자 요구에 부응하는 종자 등 선택과 집중 방식의 품종 개발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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