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 고사 위기… 온라인·암호화폐 결제 도입 제안”

제주국제카지노 정책 포럼

제주드림타워 외국인전용카지노 전경. 롯데관광개발 제공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산업의 고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온라인(비대면) 카지노와 암호화폐 결제 방식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11일 그랜드하얏트제주에서 제주도 주최로 열린 제주 국제카지노 정책포럼에서 봉미희 인하공업전문대학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제주카지노산업과 지역사회 상생 방안’ 주제발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에 따라 카지노는 운영 형태상 대규모의 인원이 밀폐된 공간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특성 때문에 영업 중단이 불가피했다”며 “카지노 산업에도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고 세계 주요국에서도 합법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카지노 도입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카지노는 현실 세계에서의 카지노가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온라인상에서 전자화폐나 신용카드 같은 온라인 결제가 가능한 화폐를 사용한다.

봉 교수는 “최근 4차산업 발달로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개발과 사용을 확대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카지노가 활성화되면서 결제 수단 중 하나인 암호화폐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경우 거래 투명성을 상승시키고 각 사이트의 당첨금과 예치금 등의 자금 흐름을 명확히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봉 교수는 이 같은 이점이 있지만, 소비자 정보는 철저히 익명화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온라인 카지노 이용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국가에서도 국민들의 게임 이용 내역을 추적할 수 없으며 게임 형태에 따라 자금 세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봉 교수는 “일본도 2027년 개장을 목표로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국내 카지노가 경쟁에 뒤처진다면 카지노를 목적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일본으로 이탈할 수 있어 규제가 강한 국내 카지노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지역 카지노 실무자들은 심층 인터뷰에서 카지노업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데도 사행성 업종이라는 이유로 고용 및 기금 지원 등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어 카지노 기금 지원 정책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라고 말했다.

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장인 서원석 경희대 교수는 ‘제주 카지노 산업 위기 극복 및 재도약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제주 카지노 산업의 가장 큰 약점으로는 다수의 영세한 소규모카지노가 있고,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을 꼽을 수 있다”라고 했다.

서 교수는 “제2차 제주카지노업종합계획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제약 완화 방안과 사업 다각화 검토, 제주 카지노 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클러스터 구축 등 제주 카지노 산업의 재정비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그 방안으로 온라인 카지노 도입을 예로 들었다.

서 교수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인공지능, 안면인식 시스템 등 4차 산업 기술의 활용 가능성과 시스템 고도화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제주 카지노에서 암호화폐,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제주형 지역화폐를 개발해 활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공정책센터장은 지역화폐를 카지노에서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강 센터장은 “2022년까지 총 1조원 발행 예정인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과 관련해 제주 지역 카지노에서 활용하는 방안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큰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탐나는전의 경우 지역 소상공인의 반발로 규모가 큰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활용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2020년 매출액은 5954억원으로, 전년보다 59% 감소했다. 입장객 수는 64% 줄었다.

이 가운데 제주 8개 카지노의 2020년 잠정 매출액은 690억원 규모로 전년(1903억원)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무사증 입국 중단으로 입장객 수는 16만6873명으로, 전년(36만9409명)보다 55% 줄었다. 매출액의 일부를 납부하는 제주관광진흥기금 부과액도 40억원대로 전년(151억원) 대비 70% 급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