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부인이 지난 15일 대한적십자사 봉사활동에 모습을 드러내 언론사 카메라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이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첫 등장 때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발언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이 또 국민을 속인 거짓말을 했다. 당무 개입 안 한다고 해놓고, 이것은 당무 개입한 게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인 위원장의 국민의힘 지도부·중진 험지출마 요구와 관련해 진행자가 ‘왜 윤핵관의 상진인 장제원 의원, 윤 대통령이 만든 당 대표라 할 수 있는 김기현 대표를 왜 지금 주저앉히려고 하는 것인지’ 묻자, 박 전 원장은 “인 위원장이 잘 질러댄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걸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을 내리 5년 모신 제 경험담에 의하면 레임덕은 (왔는지 말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측근이 보따리를 싸면 레임덕인 것”이라며 “인 위원장이 윤핵관을 험지로 보내라(고 한다). 보란듯이 장제원 의원은 92대 버스에다 4200명 해서 사자후를 토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김기현 대표는 지금 사퇴설 나오는데 제가 볼 때는 12월까지 이런 상태로 갈 것”이라며 “인 위원장의 임기는 12월 말이다. 누군가는 당에서 책임져야 하는데, 김기현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가고 그때 비로소 비대위가 생긴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진행자가 ‘12월24일 마지막, 혁신위의 마지막 날까지 이 상태가 계속되다가 혁신위가 끝나고 나면 김기현 대표는 책임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거다? 만약 김기현 체제가 무너진 후 비대위는 어떻게 보시냐’고 묻자 박 전 원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윤핵관’의 시대에서 ‘검핵관’의 시대로 넘어간다”면서 “소위 개국공신들 권성동, 김기현, 장제원 모두가 ‘윤핵관’들 아니냐. 그 분들을 험지로 보내고 ‘검찰 출신 윤핵관’들, 이른바 ‘검핵관’들을 넣기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동훈 장관이 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그런 전망을 내놓았다는 진행자 언급에 “고수들은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한 장관은 수도권, 서울, 강남벨트나 혹은 비례대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 전 원장은 전날 국무위원 부인들이 다 참여하는 주간 봉사활동에서 한 장관 부인이 카메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데 대해 “그렇다. 한 장관 부인까지. 김건희 여사를 봐라. 얼마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자와 언론은 그런 후각이 발달돼서 한동훈 장관 부인 보도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송영길 전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한 장관 연일 비난하며 ‘어린놈’, ‘건방진 놈’, ‘금수’ 등의 거친 표현을 쓴 데 대해선 “마이너스 전략이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그러한 말씀은 좀 자제하자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한 장관의 부인인 진은정 변호사는 15일 장·차관 등 국무위원, 주한 외교대사 부인 등이 참석하는 대한적십자사 주관 봉사활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2023 사랑의 선물>을 제작하는 내용으로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렸다.
진 변호사가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작년 5월 한 장관이 취임한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한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진 변호사는 1975년생으로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슬하에 1남1녀를 뒀으며. 현재 김앤장 미국변호사로 환경과 소비자보호 등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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