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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현수막 청년 비하 논란에…일부 당원 "탈당" 반발도

입력 : 2023-11-19 14:59:17 수정 : 2023-11-19 19: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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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홍보 현수막의 청년 비하 논란에 대한 당원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탁상행정과 다를 바 없다", "전문가 영입이 시급하다" 등의 지적과 함께 탈당을 시사하는 반응까지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민 개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이 일환으로 기하학적 무늬와 함 '11.23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담긴 티저(호기심 유발) 현수막 4종을 공개했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총선용 ‘티저 현수막’. 민주당 제공

그러나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것이란 보도와 함께 청년층을 이기적인 집단으로 표현한 것이라던지, 청년층을 정치·경제도 모르는 세대라고 비하한 것이라는 등의 지적 줄을 이었다.

 

19일 민주당 당원게시판을 살펴보면 다양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한 당원은 "현수막 보고, 이 글을 쓰고 탈당하려고 (당원게시판 홈페이지에) 가입했다"며 "나는 '타겟'이라는 2030세대 중 30대다. 몇 년째 응원 겸 당원자격을 유지하고, 작은 돈이라도 당비를 납부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문구 하나의 작은 결정으로 보일지라도 결정자들이 젊은 층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도와 수준을 갖고 있는지 잘 알았다"며 "이런 결정을 내리는 정당이 총선이든 다음 대선이든, 민심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한명 표는 확실히 잃었다.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원은 "탁상머리에서 만든 문구였다. 현장에 나가서 직접 들어야 젊은 사람들 마음을 느끼지 않겠나"라며 "대표를 비롯해 주요 당직자들은 보좌관 2명 정도는 매주 현장에 나가서 민심을 듣고 오라고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이어 "답은 현장에 있다. 보고 받은 걸 그대로 믿지 말라"며 "자의든 타의든 보고라는 건 왜곡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현수막 비판도 마찬가지다. 현장과 동떨어진 책상의 아이디어 아닐까 한다"고 꼬집었다.

 

자신을 5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한 당원은 "이번 현수막 기가 막힌다. MZ세대를 조롱하는 것인가"라며 "그래서 2030세대 다 놓치고 (내년) 총선 폭망하자는 건가. 부정적 언어가 가득한 현수막, 이게 캠페인이 된다고 생각하나. 내 당비 돌려달라"고 말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1.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현수막 시안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다른 당원은 "최소한 당내 디자인 전문가에게 확인은 받고 진행하자"며 "당내에 디자인 전문가가 없으면 손혜원 전 의원한테라도 개인적으로 돠라라고 하든지"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이날 현수막 논란에 대한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당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준호 의원과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현수막이 2030세대를 대상으로 제작한 것이 아니고 오는 23일 행사의 홍보시안일 뿐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현수막 관련 진행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에 굉장히 아쉬움이 있다"며 "몇 가지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시안은 11월23일 '갤럭시 프로젝트' 행사를 위한 티저 수단이었고, 광고용 시안이었다"며 "이게 '총선용 현수막이었다', '2030세대 대상으로 했다' 등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오해를 빚은 문구는 이미 삭제 조치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한 민주당의 당명 파란색 등은 동 행사와 관계없고 바뀌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 의원은 "민주연구원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온 캠페인이고, 캠페인 진행 업체에서 현수막을 달다보면 당의 행사이기 때문에 선관위 검토를 받아야해서, 기술적으로 당에서 공모 조치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라며 "절차 상 매끄럽지 못했던 건 있었지만 제일 중요한 건 다음달 23일 캠페인 홍보시안이 그렇게 내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

'티저라고 해도 내용 자체가 보는 사람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지 않냐'는 취지의 지적에 한 의원은 "여러가지 문제가 되어서 바로 조치했고, (해당) 현수막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당 차원의 사과 계획이 있는지 묻자 "당에서 한 것이 아니고 캠페인 준비를 하는 홍보사 같은 업체에서 했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꼬리자르기 아니냐'는 주장엔 "동의하기 어렵다. 오는 23일 캠페인을 잘 준비했고, 관련 업체에서 현수막을 제작했다"며 "총선기획단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안이다. 이 행사는 기획단에서 진행하는 행사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 의원은 '총선기획단에서 얘기했던 이미지 변신, 일종의 이미지, 메시지를 바꾸겠다는 것과 전혀 무관한가'라는 질문에 "별개 문제다. 기본적으로 홍보위원회가 직접 참여한 바가 없다"며 "지금 현수막에 당의 이름이 빠져있다. 즉, 행사를 알리기 위해 업체가 내놓은 문구를 당이 조치한 것 뿐"이라고 알렸다.

 

다만 정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해당 시안은 당 최고위원회의까지 보고됐던 터라 이날 해명만으로 논란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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