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국내 금융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4조7000억원 중 2조6100억원(7.5%)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는 이자나 원금 미지급이나 담보 가치 부족 등에 따라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금 전액을 손실보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 배분 순위에 따라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EOD 발생 규모는 2023년 말 2조4100억원, 올해 3월 말 2조5000억원에 이어 6월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자산 유형별로는 복합시설에서 1조5600억원의 EOS 사유가 발생했고 오피스(7800억원), 주거용(2400억원), 호텔(200억원) 순이었다.
당국은 오피스 건물 중심으로 투자자산 부실화 및 손실 확대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봤다. 미국의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집계한 상업용 부동산(CRE) 통계에 따르면 오피스의 20.1%, 산업시설 6.7%, 아파트 5.8%, 소매 10.3%에서 공실이 발생했다.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56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000억원이 감소했다. 금융권별로는 보험사가 31조2000억원(55.3%)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 11조7000억원(20.7%), 증권 7조8000억원(13.8%), 상호금융 3조6000억원(6.4%), 여신전문 2조1000억원(3.6%), 저축은행 1000억원(0.2%) 순이었다.
투자 부동산은 북미가 35조2000억원(62.5%)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유럽 10조5000억원(18.6%), 아시아 3조9000억원(7.0%)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들 해외부동산은 전체의 77% 규모가 2030년까지 만기가 도래한다.
다만 금감원은 금융사에 미치는 영행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투자 잔액이 (금융사) 총자산 대비 규모가 크지 않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등을 감안 시 투자손실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EOD 등 특이동향 사업장에 대해 밀착 모니터링하고 금융사의 적정 손실인식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 유도 등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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