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가파르밧을 세 차례 오른 산악인 엄홍길씨는 “히말라야 산들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며 “낭가파르밧은 거의 전 구간이 가파르며, 암벽 구간도 어렵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특히 동남쪽 루팔벽으로 오르는 코스가 까다롭다. 루팔벽은 표고차가 무려 4500m이며 세계 최장의 암벽으로 악명 높다. 수직에 가까운 경사 때문에 에베레스트(8848m) 서남벽, 로체(8516m) 남벽 등과 함께 가장 난도 높은 루트로 꼽힌다.
1895년 영국의 A F 머머리가 첫 등정을 시도했으나 눈사태로 조난당했다. 1953년 오스트리아의 헤르만 불이 처음 등정에 성공할 때까지 7회에 걸쳐 31명의 희생자를 냈다. ‘마(魔)의 산’이라고 불렸던 이유다. 한국에선 1992년 6월 박희택 등이 첫 등정에 성공했다. 고씨는 이번에 디아미르 루트로 올랐다. 이 루트는 편마암으로 구성된 낭가파르밧의 서쪽 디아미르 계곡에서 정상으로 이어진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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