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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적' 개념 부활 여부 촉각

입력 : 2010-05-04 16:38:46 수정 : 2010-05-04 16: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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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안보대상 뚜렷하지 않아..군내부 혼란 있었을것"
"천안함 원인규명 연계, 주적개념 부활검토"..軍 신중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주재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계기로 '북한은 주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이날 이 대통령이 지휘관회의 모두 연설을 통해 '안보대상이 뚜렷하지 않은데 따른 군 내부 혼란'을 언급한 것에 주목하고 주적개념 도입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그동안 우리 내부의 안보태세와 안보의식은 이완되어 왔다"면서 "안보대상이 뚜렷하지 않도록 만든 외부환경이 있었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군 내부의 혼란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이 직면한 '안보대상'이 누구인지가 불분명해 이에 따른 군 내부의 혼란이 있었을 것이란 염려의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칭한 '안보대상'은 6년 전 폐기된 용어인 '주적'과 같은 개념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불과 70㎞ 거리에 장사정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음을 잊고 산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가장 호전적인 세력'으로 표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관계자는 "그(주적) 문제는 천안함 사건의 원인 규명과 연관지어 검토가 진행될 사항"이라며 주적 개념의 부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북한은 주적'이란 표현이 국방백서에서 사라진 이후 여권과 보수단체 일각에서는 이를 부활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우리 장병들에게 싸워야 할 대상국을 특정해주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정신무장과 기강해이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 비롯되고 있다.

만약 천안함 침몰사고에 북한이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면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재표기해야 한다는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지난달 19일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 대북 심리전을 위한 전광판을 복구할 필요가 있고,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을 없애 정신무장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같은 당 황진하 의원도 4월 23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북한의 위협이 실존하고 도발책동이 계속되는 안보적 상황에서 보면 분명히 북한이 주적인데 대화 때문에 그 개념을 없앤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북한이 주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주적 용어 사용에 신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주적 개념 자체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고 장병들에게 교육하고 있다"면서 "다만 표현을 주적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검토해야 한다"고 신중하게 답변했다.

김 장관은 "외국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주적이라는 표현을 안 쓰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군이 해야 할 몫은 우리 국민, 국토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 어떠한 것도 다 적이고 이에 모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장병들에게 매주 금요일 1시30분씩 진행되는 정신교육을 통해 우리 군의 주적이 북한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내부 문서 등에도 북한이 주적임을 표현하는 내용이 많다"고 설명했다.

주적 표현은 특사교환을 위해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제8차 실무접촉에서 북측 박영수(2003년 사망) 대표가 "서울이 여기서 멀지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이 불바다가 되고 만다"는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그러나 2004년 국방백서에서 이를 처음으로 삭제했고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표기됐다. 이후 2006년에 발간된 국방백서는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2004년에 비해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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