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 특별정신교육… 한미 대잠훈련도 강화 4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이 주관한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군은 통렬하게 반성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천안함이 침몰한 3월26일을 ‘국군 치욕의 날’로 인식하고 기억하자는 말도 했다. “군인은 전투 현장에 위치로”를 부르짖으며 ‘군의 재조형’(Reshaping)을 역설했던 이상희 전 국방장관이 지난해 9월 김태영 장관으로 교체된 뒤 ‘재조형’이란 용어 사용을 꺼려했던 군수뇌부가 ‘항재전장’(恒在戰場·항상 전쟁터를 상상하라)이란 말도 끄집어냈다.
◆군내 ‘항재전장’ 의식 강화=군은 미숙했던 천안함 초기 대응을 거울삼아 일사불란하게 가동되는 위기관리 체제로 재정비하고 침투 및 국지도발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군사력 건설 방향을 재조정하겠다고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남북분단과 대치 상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군내 항재전장 의식이 다소 이완됐다고 보고 정신 재무장을 통해 강한 군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강한 군대는 강한 정신력에서 나온다”는 발언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항재전장 사고와 선승구전(先勝求戰·싸우기 전 이길 방책을 세우라)의 실천’은 군인에게는 최고의 금언이다. 지휘관 옆에서 부하들이 귀가 따갑게 듣던 얘기를 다시 끄집어낸 데는 이번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2함대와 해작사, 합참 등으로 이어지는 모든 군 작전 관련 부서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군은 장병들의 대적(對敵)관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적(主敵)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5월 중 전군 특별정신교육을 통해 위협의 실체를 재인식하고 상급자부터 항재전장 의식을 함양해 전투적 사고와 기풍을 진작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실전적 전투력을 발휘하는 데 목적을 두고 초급제대(말단부대)의 전투력 강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연합 대잠(對潛) 훈련 강화 등 대책도 논의=회의에 참석한 지휘관들은 적 도발 양상을 고려해 서북해역의 대비개념을 재정립하는 한편, 경비전력의 통합운용 개념을 발전시킨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한미 연합 대잠훈련 강화가 초점이 됐다. 이에 따라 한미는 조만간 동·서해에서 잠수함 훈련 횟수를 늘리는 등 대잠작전 능력 강화 방안을 세부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강화된 연합훈련은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서해에서 실시될 전망이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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