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무실점 역투… 日무대 첫 승

두번째 선발등판 7이닝 6K ‘화려한 V신고’
이승엽, 3경기 연속 안타… 부진탈출 청신호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38·오릭스 버펄로스)가 일본 무대에서 두 번째 선발 등판 만에 감격의 첫 승을 올렸다.

박찬호는 2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삼진 6개를 곁들여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 투수가 됐다.

박찬호가 2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지난 15일 라쿠텐과의 경기에서 처음 등판했을 때 6과 3분의 2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던 박찬호는 이날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합해 통산 125승을 기록했다.

특히 첫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작성한 데 이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일본 무대에 연착륙했다.

박찬호가 7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던 2009년 4월 26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7이닝 4실점) 이후 2년 만이다.

또 선발승을 챙긴 것도 2009년 5월1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전 이후 처음이다. 다만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고 직구도 대체로 130㎞대 후반에서 140㎞대 초반 사이에 머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다양한 변화구가 구석으로 잘 꽂힌 덕에 위기 상황을 잘 넘겼다. 박찬호는 1회 첫 타자인 가타오카 야스유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출발했으나 이어 두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나카무라 다케야와 페르난데스를 1루수 플라이와 유격수 땅볼로 잡아 위기를 넘긴 박찬호는 2회에도 브라운과 아사무라 히데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 위기를 넘겼다. 4회에도 아사무라에게 또 좌익수 왼쪽으로 흐르는 2루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를 삼진과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박찬호는 5회부터는 몸이 풀린 듯 좋은 투구를 했다. 5회에는 1∼3번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았고 6회도 삼자범퇴로 끝냈다. 7회 선두타자 아사무라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에도 수비의 도움을 받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박찬호는 7회까지 108개의 공을 던지고 8회 히라노 요시히사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6㎞를 찍었고 평균자책점은 1.98까지 떨어졌다.

박찬호와 같은 팀에서 뛰는 ‘거포’ 이승엽(35)은 3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부진 탈출의 조짐을 보였다.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0-0이던 2회 무사 1루에서 세이부 선발 마키타 가즈히사의 바깥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만들어낸 뒤 야마사키 고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쇄도, 선취 득점을 올리며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승엽의 타율은 0.156으로 약간 올랐다.

유해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