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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진정되고서야 우한 간 시진핑… 뒤늦은 ‘개선영웅’ 행세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11 09:27:04 수정 : 2020-03-11 1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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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언론은 ‘시진핑 띄우기’… 책임론 의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해 화상으로 의료진과 환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우한=신화·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원한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방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나서야 발원지를 찾은 셈이다. 시 주석이 ‘승리’란 단어를 강조하고, 주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뒤늦게 ‘개선영웅’ 행세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11일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우한을 찾아 “후베이와 우한은 이번 전염병 방역 투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장소”라면서 “후베이와 우한의 방역 상황에 긍정적 변화가 생겼으며 단계적인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 형세를 안정화하고 전환한다는 목표는 초보적으로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시 주석은 “방역 임무는 여전히 힘들고 막중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절대 방역 업무의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후베이 보위전과 우한 보위전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당과 인민은 우한 인민에게 감사한다”고도 전했다.

 

이어 시 주석은 코로나19가 후베이 지역 경제에 진통을 안기겠지만, 장기적인 발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방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별 상황 등에 따라 조업을 재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날 시 주석은 오전에 우한에 도착하자마자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열흘 만에 만든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찾았다. 그는 병원에서 의료진에게 경의를 표하는 한편, 환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CCTV는 시 주석이 우한의 주택 단지를 방문했을 때, 자가 격리 중인 일부 주민이 창을 열고 그에게 인사하자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발원지인 우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가격리 상태인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우한=신화·연합뉴스

시 주석의 우한 전격 방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시 주석이 스스로를 ‘전염병과의 인민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으로 부각하려 한 것 아니냔 분석이 있다. 시 주석이 병원 방문 때 녹색 의료용 마스크를 썼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마스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던 의사 고(故) 리원량 의사의 것과 동일한 제품이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앞다퉈 시 주석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왕중린(王忠林) 우한 공산당 서기는 시 주석의 방문 전 그에 대한 ‘감사 운동’을 전개하려다 역풍을 맞고 철회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시 주석이 코로나19 발병 이후 진원지인 후베이나 우한에 단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일각에서 비난 여론이 제기되는 것을 불식시키려는 의도에서 우한을 찾았다는 해석도 있다. 앞서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우한을 방문한 바 있으나, 시 주석은 약 3달 간 단 한 차례도 우한을 찾지 않으면서 ‘시진핑이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편,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최근 급감하면서 사태가 확연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지난 9일 하루 동안 중국 내 확진자는 19명이며, 사망자는 17명이었다. 누적 확진자는 8만754명, 사망자는 3136명이 됐으나 사태가 한창일 때에 비하면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두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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