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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는 어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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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16 18:44:41 수정 : 2009-04-16 18: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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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의 악순환 앞에 처절한 몸부림
불편한 줄거리지만 묘하게 따뜻한 느낌
해외 유수 국제영화제 주요 상을 휩쓸고 있는 ‘똥파리’는 보통 관객에겐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영화다. 욕설과 폭력이 영화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대상은 아버지고 누이며 가족이다. 영화는 “그래도 핏줄인데”라는 한 가닥 도덕률마저 거부한다. “너 때문에 내가 이런 괴물이 됐어, ××놈(년)아!”

가족이라는 보편적 화두를 ‘폭력’이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가는 이 영화는 가족 내 아픔이나 상처에 대해 무조건적인 용서나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똥파리’를 미리 본 한 영화감독은 “보고 싶지 않은 것을 극단까지 끌고 간 참 징글맞은 영화”라고 평했다. 결말도 무정하기 이를 데 없다. 아버지(박정순)가 휘두른 폭력에 대한 기억으로 삶과 가족, 세상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도 품지 않았던 상훈(양익준)은 그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조카 형인(김희수)과 자신과 마찬가지로 증오와 분노, 아픔으로 가족을 바라보는 ‘고삐리’ 연희(김꽃비)를 통해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로 결심하지만 결국 연희 동생인 영재(이환) 손에 죽음을 맞는다.

소재나 줄거리, 결말 등 모든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 영화는 묘하게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일단 상훈이 연희, 형인, 용역소 사장이자 친구인 만식(정만식)과 나누는 거칠지만 살가운 교감을 엿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또한 “세상은 엿 같고, 핏줄은 더럽게 아프다. 그러나 당신을 울리는 이 남자”라는 홍보문구처럼, 인간과 삶 형성의 최초 규정자인 가족에서부터 내동댕이쳐졌음에도 이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이해의 손을 내미는 이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관객의 연민과 응원을 불러일으킨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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