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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형 전진배치… 잦은 자리바꿈에 일부선 우려 목소리

입력 : 2010-12-16 23:36:06 수정 : 2010-12-16 23: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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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군장성 진급인사
업무능력 펼 시기에 이동 수두룩
“김정두 합참차장 외형상 승진 인사
군수뇌부 육군위주 판짜기” 지적도
김관진 국방장관이 취임 12일 만인 16일 단행한 후반기 장성진급 인사는 사실상 황의돈 전 육군참모총장의 전격 퇴진으로 빛이 바랬다. 앞서 대장급 인사는 없다고 강조했다가 갑작스레 대장 인사를 단행한 데다 이에 따른 후속인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가 대장 인사에 일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부임 6개월 만에 자리를 바꾼 장성이 늘면서 김 장관이 밝힌 ‘야전을 중심으로 한 전문화된 군인 양성’의 기치가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방부가 겉으론 전문가와 야전형 인사들을 대거 발탁했다는 입장이지만 어느 정도 업무에 적응해 능력을 펼쳐야 할 시기에 승진하거나 보직을 변경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후유증이 크다는 의미며, 그만큼 잦은 인사에 따라 흔들리는 군의 모습을 대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앞줄 왼쪽) 등 신임 고위 장성 14명의 승진 및 보직 신고를 받은 뒤 김관진 국방장관(앞줄 오른쪽 두 번째)과 함께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합참차장에 임명된 김정두(해사 31기·56) 해군 중장은 외형상 직급이 상향 조정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가 맡고 있던 합참 전력발전본부장 자리를 육군에 주기 위한 자리 이동이란 지적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여론에 떠밀려 합동성 강화 차원에서 합참 전력발전본부장 자리에 해군을 배치했던 군수뇌부가 다시 육군 위주로 판을 짜려는 것으로도 비쳐지는 대목이다. 군 관계자는 “합참차장 직위가 합참 내 본부장보다 윗급이지만 작전이나 전력, 한미동맹 등 합참의 주요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된 실권 없는 자리”라며 “결국 천안함 사태로 불거진 육·해·공 합동성 강화의 취지가 다시 육군 중심으로 되돌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사단장을 마치고 지난 6월 합참 작전기획부장에 부임했던 신현돈 소장은 6개월 만에 중장으로 승진하면서 특전사령관에 임명됐다.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을 대신해 언론브리핑에 나서는 등 활약을 펼쳐 군수뇌부의 신뢰를 받았지만 한편에선 합참 작전기획부장으로 전문성을 닦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전사 경험을 가진 인재풀이 적다 보니 신 중장을 응급 처방했다는 후문이다.

공군 윤학수(공사 25기·55) 소장은 작년 승진 인사에서 탈락해 내년 1월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연합정보 및 대미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아 가까스로 국방정보본부장(중장) 자리를 꿰찼다. 한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근무한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도 보이지만 공군참모총장(공사 24기)이 감싸고 돈다는 얘기가 나돌아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 특히 공사 27기 중장이 나온 상태에서 두 기수를 거슬러 올라가 승진시켰다는 점에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능력이 출중하다고 하더라도 군의 기본인 기수 안배의 틀을 깨 오해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여군 전투병과로는 처음으로 송명순(여군 29기) 대령이 별을 달고, 학사 3기 출신인 정현석 대령이 학사장교로는 첫 장군이 된 것은 해당 특기와 출신을 배려한 조치로 보인다.

군은 또 그동안 성대하게 치러지던 육군참모총장 이·취임 행사를 비롯해 야전으로 진출하는 군단장급 이상 지휘관의 이·취임식 문화를 간소화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이 지난 15일 현 안보상황을 고려해 육군총장을 비롯한 군사령관, 군단장 등 주요 지휘관의 이·취임식을 간소하고 차분하게 17일까지 마무리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비상경계 태세 유지와 근무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이·취임 행사에 부인과 친지 등을 초청하던 것을 이번에는 금지토록 했다고 그는 전했다.

이러다 보니 이날 육군총장 이·취임 행사도 예포 발사나 열병 등 행사가 취소되고 부인과 친지 등의 축하도 없이 국방장관 등 200여명의 군인만 모여 실내에서 조촐하게 치렀다.

한 예비역 장성은 “군이 격식을 따지고 명예를 존중하는 집단임을 고려할 때 육군의 최고 지휘관 이·취임 행사가 너무 초라했다”면서 “군이 어려운 일을 겪은 만큼 더욱 다독이고 감싸야 하는데 너무 위축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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