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LG유플러스도…LTE 전국망 구축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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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와이파이’를 강조하던 기존의 광고 콘셉트를 최근 ‘4G’(4세대 이동통신)로 바꿨다. 여기서 KT가 말하는 4G는 ‘와이브로’다. SK텔레콤과LG유플러스가 LTE(롱텀에볼루션) 방식의 4G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KT가 와이브로 4G를 앞세우고 나오면서 와이브로와 LTE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KT는 7월1일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3W(3G+와이파이+와이브로) 스마트폰 ‘HTC 이보(EVO) 4G+’를 내놓을 예정이다.
KT관계자는 “4세대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현재 4G 휴대전화를 쓸 수 있는 곳은 KT가 유일하다”면서 KT가 경쟁에서 한 발 앞섰음을 강조했다. KT는 전국 82개 시지역과 주요 고속도로 등에 와이브로망을 구축했으며 지난 3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쟁사들은 하지만 KT가 와이브로망 구축을 자랑하는 데는 다른 속셈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T는 2G 서비스 종료 차질 문제 등이 맞물려 아직까지 LTE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다만 당초 2012년이던 상용화 계획을 올해 11월로 앞당기고 2013년까지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KT는 이미 갖춰진 와이브로망을 적극 활용하면서 점진적으로 LTE망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의 와이브로 전략에 맞서 LTE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분당, 광화문, 서초 등 중심지 및 주요 단말 제조사의 연구실이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16곳에 시험국 구축을 완료한 SK텔레콤은 7월1일까지 서울지역 600여곳에 기지국을 설치할 예정이며, 첫 LTE 휴대전화를 9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수도권과 6대 광역시에 LTE망을 구축하고 2013년까지는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LTE 시장상황을 고려해 망 구축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통신사들이 LTE를 차세대 주력망으로 선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장비가격이 낮아지고, 단말 종류가 다양하게 나올 예정”이라며 “세계적인 흐름인 LTE와 와이브로는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LTE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는 LG유플러스는 7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 연말까지 82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1년 안에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타사는 3G 네트워크를 갖춘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3G 네트워크 사용기간을 연장해 수익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는 기존의 것을 버리고 가장 진화한 네트워크로 가장 먼저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LTE에만 올해 8500억원, 내년 4000억원 등 총 1조2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미 상용화한 와이브로와 속도·단말기 확보에서 이점은 있지만 망 구축까지 시간이 걸리는 LTE 서비스를 둘러싸고 이통사 간 4G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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