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내 국제관계 권위자인 진찬룽(金燦榮·사진)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의 중국 외교정책 특징을 이같이 말했다.
진 부원장은 이어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만큼 국제사회에서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수단 사태 등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아프리카에서 신뢰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때 중국은 대국 책임을 다할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이 전례 없이 강경 대응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은 원래 지역 안정을 중시한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안정과 권익 수호를 모두 중시한다. 주변국들이 실력을 행사한다면 중국도 가만있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이다. 그 강약은 주변국에 달려 있다. 이웃 나라들이 강하게 나오면 중국의 대응도 강해질 것이다. 주변국의 반응 강도가 약하다면 중국도 그에 맞출 것이다. 이는 중국에 달린 것이 아니다.”
―도광양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나.
“도광양회는 유지하되, 전술적으로 유소작위가 강해진다는 뜻이다. 주변국 중 중국과 갈등하는 나라는 일본, 필리핀, 베트남뿐이다. 예전에는 중국이 모든 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려 했다. 지금도 대다수 이웃 나라들과 관계가 괜찮다. 하지만 상대가 잘 대하면 중국도 잘 대하겠지만 그러지 않으면 중국도 잘해줄 필요가 없다는 게 지금의 외교정책 기류다.”
―중국 지도부의 해외순방이 잦아졌는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전방위 외교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영국 방문의 목적은 전략관계 강화라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경제협력에 있다. 시 주석이 보여준 외교 스타일 변화는 ‘퍼스트레이디 외교’에서도 나타났다. 앞으로 더욱 활발해 질 것이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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