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광주역 진입도 불허키로
역기능 사라져… 상권 고사 위기
공동화 우려 재개발 주장 힘실려
市 용역 추진… “활용방안 검토”
11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최근 호남 KTX 운행 계획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는 대신 광주역 진입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광주시는 그동안 호남 KTX의 광주역 진입을 위해 광주송정역에서 후진으로 광주역까지 운행하는 이른바 ‘스위치 백’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기술적인 문제와 사고 위험성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현재 광주역을 운행하는 열차는 왕복 기준으로 KTX 20편과 새마을호 6편, 무궁화 16편 등 모두 42편이다. 하지만 호남 KTX가 개통하는 4월부터는 20편의 KTX는 광주역에 진입하지 못하게 된다. 서울 용산에서 광주 송정을 거쳐 목포로 운행하기 때문이다.
KTX의 광주역 진입 무산으로 광주역의 승객과 이용자는 크게 감소한다. 현재 하루 이용객을 보면 KTX가 3685명으로 전체 승객 4992명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KTX가 광주역에 진입하지 않을 경우 광주역 승객은 새마을호 457명, 무궁화호 850명 등 1350명으로 줄어든다.
4월부터 광주역은 사실상 역의 기능이 사라지면서 역세권의 공동화가 우려되고 있다. KTX 진입 무산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주역세권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광주역 주변에는 임대를 내놓은 건물이 늘어나고 수개월째 매물로 내놓은 상가도 여러 곳에 달한다.
때문에 광주역을 폐쇄하거나 재개발하는 등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도심의 연결을 가로막고 있는 광주역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KTX 광주역 진입대책위원회와 광주 북구, 북구의회는 이날 자료를 내고 “정부는 제 기능을 잃은 광주역을 폐쇄하고 주변 지역 공동화 방지를 위한 도시개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도심공동화 및 기존 이용객 교통불편 증대 우려와 국가기간망인 KTX를 경제성만으로 따져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KTX 광주역 진입의 당위성을 견지했으나 국토부는 기술적 문제와 시간 효율성 등을 이유로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광주역을 폐쇄하고 경전철 노선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광주시는 도시개발의 밑그림인 ‘2020도시재개발계획’의 용역 과제에 공동화가 우려되는 광주역세권을 포함했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광주역을 폐쇄할 경우 어떤 시설을 유치해야 되는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광주역 부지 소유자가 국토부와 코레일로 폐쇄 결정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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