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91세 이순재 “오래 살다보니 이런 날이” 울컥

입력 : 2025-01-12 21:18:12 수정 : 2025-01-12 21:18:1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KBS 역대 최고령 첫 연기대상

드라마 ‘개소리’서 원로배우 역
후배들 부축 받으며 무대 올라
호흡 맞춘 개와 베스트커플상도

“시청자에 신세 지고 도움받아
한국선 60살 넘으면 공로상 줘
연기는 인기 아닌 연기로 평가”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대상)을 받게 됐습니다.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

12일 새벽 종영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KBS 역대 최고령 연기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배우 이순재(91)는 감격에 겨운 표정이었다. 이순재 본인으로서 첫 연기대상이다. 이순재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방영된 KBS2 드라마 ‘개소리’에서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를 연기했다.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4.6%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 12월 말 열린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뽑힌 배우 이순재(왼쪽)가 후배 최수종의 부축을 받아 무대에 오른 뒤 울먹이며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KBS 제공

최수종 등 후배 배우들의 부축을 받아 무대에 오른 이순재는 “이 상은 저 개인의 상이 아니다. 드라마 ‘개소리’는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며 “그네들도 한몫을 다 했다. 파트마다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작진을 향해 “‘개소리’를 시작할 때 수많은 노심초사를 했을 건데 결국 결론을 냈고 어려움을 극복했고 KBS에서 문호를 개방해줘 오늘날 ‘개소리’가 전국에 들리게 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도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했다.

자신이 석좌교수로 있는 가천대 학생들을 언급한 이순재는 “(학기 중) 작품을 정해 한 학기 연습해서 기말에 발표하는데 (촬영 때문에) 도저히 시간이 안 맞아 학생들에게 ‘난 교수 자격이 없다’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그 학생들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 것 같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미국 사례를 들며 배우는 연기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의 캐서린 헵번(1907∼2003)은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30대 때 한 번 타고 60살 이후에 세 번 탔습니다. 우리 같으면 전부 공로상을 줍니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됩니다. 60살을 먹어도 (연기를) 잘하면 상을 주는 게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입니다.”

이순재는 고령임에도 드라마 출연은 물론 연극 무대에도 오르며 활발한 활동을 하다 지난해 10월부터 건강 문제로 휴식을 취했다. 당시 공연 중이던 연극에서도 하차했다. 3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두 팔을 번쩍 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순재는 ‘개소리’에서 호흡을 맞춘 개 소피, 배우 연우와 함께 베스트커플상도 수상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지만,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생중계를 취소하고 지난 11일 밤부터 녹화 방송됐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르세라핌 허윤진 '매력적인 눈빛'
  • 르세라핌 허윤진 '매력적인 눈빛'
  • 르세라핌 홍은채 '여신 미소'
  • 김혜수 '천사 미소'
  • 이세영 '하트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