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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음료 보기 힘들어지나… ‘상호관세’가 뭐길래 [뉴스+]

관련이슈 이슈팀

입력 : 2025-02-13 14:13:21 수정 : 2025-02-13 14: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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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캔 음료 대신 패트병 음료 늘이는 방안 고심
상호관세 전세계 영향… 美 산업 타격, 물가상승 우려

코카콜라가 캔 음료 생산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행정 명령을 통해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전 세계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니언타운의 한 식료품점에 코카콜라 캔이 진열돼 있다. 코카콜라는 알루미늄 수입 가격이 오를 경우 캔 제품 생산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늘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13일 인도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하기 전 상호관세 발표가 있을 것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말한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상호관세의 핵심은 각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에 대한 관세 상향 조정이다.

 

상호 관세는 한 국가가 자국의 수출품에 대해 다른 국가가 부과한 관세에 대응해 해당 국가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정책이다.

 

이는 단일 물품에 국한된 정책이 아니라 각 국간 관세의 균형을 맞추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많은 국가가 미국에 주로 수출을 하기 때문에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제품의 품목과 상관없이 경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와 관련 10일 자신이 첫 임기 때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예외·면제 대상이 너무 많다며, 그동안 허용한 예외·면제를 없애고 모든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2018년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며 중국산 알루미늄과 철강, 전자제품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산 대두, 자동차, 항공기 부품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을 벌였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2020년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일부 관세를 철회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구매하기로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일부 기업이 미국 내 공장을 신설하고,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와 기업 부담이 증가했고, 상당 기간 미국 농업은 고통받았다. 일부 기업은 되레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장을 미국 밖으로 옮겼다.

 

미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정책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과의 교역국뿐만이 아니다. 철강·알루미늄을 중간재로 활용하는 자동차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재 기업까지 영향권에 들면서 미국 기업 CEO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음료 업체인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최고경영자(CEO)는 알루미늄 관세 부과 시 생산비 절감을 위해 캔 대신 페트병 사용을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퀸시는 11일 실적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알루미늄 관세의 영향을 묻는 말에 “경제성이나 소비자 수요 측면에서 코카콜라는 다른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갖고 있다”면서 “알루미늄 캔이 비싸지면 페트병에 더 중점을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은 이미 소비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인다. 콜라뿐 아니라 맥주, 추출용 커피 등이 알루미늄으로 포장된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특히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 분야에선 완전 대체가 불가능한 소재다.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서 자동차와 의약품은 면제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철강과 알루미늄은 예외가 없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바 있다.

 

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우드브리지에 위치한 한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직원이 작업하고 있다. 이 공장은 캐나다와 미국 공장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한다. AP연합뉴스

포드 짐 팔리 CEO는 1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콘퍼런스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포드는 철강·알루미늄을 대부분 자국 내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은 수입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팔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강하게 만들고, 미국의 자동차 생산을 늘리겠다고 말해왔다”고 상시 시키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큰 비용과 많은 혼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장기적으로 볼 때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가 부과는 미 자동차 업계에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되레 한국, 일본,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익을 볼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목적이 미국 내 산업을 보호하고,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이와 반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산업계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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