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무인 코인노래연습장 화폐교환기를 털어 3000만원 넘게 현금을 절취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강남경찰서는 14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혐의로 30대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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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1월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서울과 부산의 총 11개소의 코인노래연습장에서 화폐교환기를 손괴하고 내부에 있던 현금 도합 약 33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강남경찰서는 지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코인노래연습장 화폐교환기 안의 현금 450만원이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최근 발생한 동일 수법의 코인노래연습장 절도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부산의 각 경찰서와 공조수사 체계를 구축했다.
A씨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코인노래연습장만을 대상으로 범행을 벌였다. 이를 확인한 경찰은 추후 범행이 예상되는 서울권 업소 2개소를 선정해 지난 6일 저녁부터 잠복근무에 들어갔다.
경찰은 지난 7일 오전 4시10분쯤 서울 사당역 인근 코인노래연습장 앞에서 잠복 중, 수상한 사람이 노래연습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정·후문으로 나눠 뒤따라 들어갔다. A씨는 화폐교환기를 손괴하다가 노래연습장으로 들어오는 형사들의 인기척을 느끼고 도주했지만 결국 현장에서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는 두발을 염색하고, 안경을 착용한 상태였다. 범행 전후 서울-대구-부산-광주-대전-춘천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소지하고 있던 범행 도구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A씨는 절취한 현금은 모두 소비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A씨가 별도로 은닉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피해금의 행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날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A씨는 오전 8시쯤 노랑머리로 염색하고 마스크를 쓴 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돈을 왜 훔친 건가’, ‘훔친 돈은 어디에 썼나’,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염색한 건가’, ‘피해 업주들에게 할 이야기 없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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