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투자 등 전폭적 지원…“한국 설상 강국 도약 이끌었다”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서 스키·스노보드 등 설상 메달 행진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스키·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겨울철 스포츠 훈련 환경이 열악한 편으로 꼽히는 만큼 뒤에서 선수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시금 조명 받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KSA) 회장사를 맡아 10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해 비인기 동계 종목인 스키와 스노보드의 저변 확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기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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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 종목은 훈련 장소가 부족하고, 해외 전지훈련 비용 부담이 커 2014년 동계올림픽까지 대한민국은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14년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아마추어 스키 선수 출신 신 회장의 노력으로 한국 설상 스포츠의 환경이 급변했다는 평이 나온다.
신 회장은 2014년 11월부터 4년여 간 대한스키협회장을 맡으며 선수들의 사기진작, 합동훈련, 전지훈련, 국제대회 참가, 장비 지원 등을 이어왔다. 특히 선수들의 성과를 보상하는 포상금 제도를 확대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뿐만 아니라 4~6위 선수들에게도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미국, 캐나다, 핀란드 등 설상 강국의 스키협회와 MOU를 체결해 기술 및 정보 교류도 활성화했다.
롯데는 2022년 11월 ‘롯데 스키스노보드팀’을 창단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를 직접 지원하기 시작했다. 창단 당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이채윤, 최가온,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이승훈, 프리스타일 모글 정대윤 등 4명이 팀의 주축을 이뤘다. 이후 롯데는 추가 선수 영입을 통해 팀을 더욱 강화했다.
롯데 스키스노보드팀은 선수들에게 훈련비, 장비 지원은 물론이고, 멘탈 트레이닝, 영어 학습, 건강 관리 등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팀 전담 매니저를 배치해 훈련 일정, 비자 발급, 국내외 대회 참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신 회장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자”는 철학을 꾸준히 강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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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통 큰’ 후원은 한국 설상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이상호 선수가 대한민국 최초로 설상 종목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2023년 12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월드컵에서 최가온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썼다. 최 선수는 이어진 스위스 월드컵에서 동메달, 미국 월드컵에서는 손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설상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이승훈,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이채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김건희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설상 종목에서 총 1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지오 선수는 “롯데 스키스노보드팀 후원으로 이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승훈 선수도 “롯데의 후원 덕분에 세계 무대에서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었다”며 “내년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전했다.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롯데그룹 출신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이 선수단을 이끌었다. 경기 장소가 본진이 위치한 하얼빈에서 200km 떨어진 헤이룽장 야부리 지역에 위치해 있던 만큼 베이스 캠프를 운영하며 밀착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는 설상 종목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후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알파인 스키 신혜오, 프리스타일 스키 정율아, 최별희 등 3명을 추가 영입했고, 지난 1월에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이지오,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빅에어 유승은, 프리스타일 스키 강지훈을 새롭게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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