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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종전 급물살… 트럼프, 푸틴 먼저 통화하자 젤렌스키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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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4 16:04:44 수정 : 2025-02-14 16: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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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회담이 미국 중재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 정상과 먼저 통화했다. 러시아는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처럼 고무된 반응을 내놨고 우크라이나는 “유감”이라며 반발했다.

 

사진=AFP연합뉴스

◆트럼프, 푸틴과 전격 통화 공개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러 정상 통화는 양국 사이 군사적 대립 의제를 포괄적으로 대화한 의미가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간 군축의제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푸틴 대통령의 종전 및 평화 의지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그가 평화를 원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가 만약 그렇지(평화를 원하지) 않았다면 나에게 말했을 것”이라면서 “나는 이 사안에 대해서 그를 신뢰한다. 그는 무엇인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러시아가 주요 8개국(G8) 회의에서 퇴출당한 것과 관련, “나는 그들을 제외한 것이 실수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그것은 러시아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G8였다. 나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러시아와 핵 및 군비 감축을 위한 대화 재개 희망 의사도 다시 밝혔다.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배제한 채 러시아에 유리한 방식으로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들도 그것(협상)의 일부”라면서 “이 전쟁은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 이른 축포?

 

러시아 크레믈궁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종전 협상단 구성에 착수했느냐는 물음에 “의심의 여지 없이 작업이 시작됐다”며 협상단 참여자, 규모 등에 대해 “대통령이 관련 결정을 내리는 대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크레믈궁 대변인은 이번 전화 통화가 매우 중요했다면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대화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강조됐다. 평화적인 협상을 통한 해결이 가능하다는 동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미국 정부는 푸틴 대통령과 소통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우리는 현 정부의 입장에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에 있어서 러시아의 주요 대화 상대자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양국 정상 간 통화를 누가 주도했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중에, 선거 후에, 취임 전에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미국측 주도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러시아에서는 아직 협상 개시도 하기 전이지만, 첫번째 시험대에서 일단 승기를 잡은듯 기세등등한 반응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이 러시아부터 전화통화한 것을 두고 유럽에서 부정적 반응을 내놓은 것을 두고 “유럽은 질투와 분노로 미쳐있다”고 썼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어 “(유럽은) 푸틴과 트럼프의 통화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그 내용과 이후 성명에 대해서도 상의 받지 못했다”며 “유럽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알렉세이 푸시코프 러시아 상원 의원도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프랑스, 영국은 지금 트럼프와 푸틴의 대화에 대한 긴 성명을 공포를 느끼며 읽고 있다. 그들은 이를 믿을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적었다.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영토 관련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국가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친정부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홈페이지 첫 화면에 “트럼프, 젤렌스키 사형 선고에 서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하지만 러시아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앞서 가거나 결론을 넘겨 짚으면 안 된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러시아 고등경제 세계군사경제전략연구소의 연구 책임자 드미트리 트레닌은 러시아 매체 RBC에 “속으면 안 된다. 우리는 서방 국가의 정책과 관련해 많은 실망을 해왔다”고 말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우크라는 비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보다 먼저 자신과 통화해야 한다고 언론을 통해 강조해왔다. 그러나 결국 푸틴 먼저 통화가 성사되자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한 것이 미국의 협상 우선순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유쾌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뮌헨안보회의(14∼16일) 참석차 출국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독립 국가로서 우리가 배제된 어떤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전 협상 테이블에 유럽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금 중요한 것은 푸틴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회의가 우리에게는 우선순위”라며 “이러한 회의를 통해 푸틴을 막을 계획이 수립된 후에야 러시아와 대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희토류 거래를 제안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애썼다. 또 러시아의 재침략을 차단하기 위한 나토 가입이나 미군이 포함된 평화유지군을 통한 안전 보장 방안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전날 이 두 가지 요구를 모두 거절했다.

 

특히 미·러 정상 통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트럼프와 푸틴이 양자회담을 할 거란 계획이 공개되자, 초기 종전 협상에서 전쟁당사국인 자국이 아예 배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은 14일 시작되는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하며,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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