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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국 맞아?”…‘두부’ 들어간 음료 정체 뭐길래 [밀착취재]

입력 : 2025-02-16 13:10:00 수정 : 2025-02-15 23: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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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으로 재탄생한 해외 이색 디저트 열풍
日 ‘도쿄바나나’부터 중동 ‘두바이 초콜릿’까지
공차·풀무원 협업, 버블티 속 대만 ‘또우화’ 인기

“또우화를 한국에서 맛볼 줄은 몰랐네?”

 

이름도 생소했던 해외 디저트들이 한국에 상륙했다. 대만 또우화부터 일본 도쿄바나나, 중동의 두바이 초콜릿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무섭게 바뀌는 디저트 트렌드에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탑승, 이색 디저트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해외에서만 접할 수 있는 디저트를 그대로 들여온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탈바꿈했다.

공차코리아와 풀무원식품이 협업해 지난 4일 출시한 공차의 ‘흑당 두부 크러쉬+미니펄’. ‘또우화’ 토핑이 통째로 들어갔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차코리아와 SPC 배스킨라빈스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최근 해외 디저트를 접목한 신제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공차와 풀무원식품이 풀무원 대표 디저트 제품인 ‘두화(豆花)’를 활용해 내놓은 공차 음료 신메뉴 ‘세상보들 또우화’는 반응이 뜨겁다. SNS상에는 인플루언서나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또우화’는 부드러운 연두부 푸딩에 여러 가지 토핑이나 소스를 곁들여 먹는 대만식 전통 디저트로, 대만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넘김에 남녀노소 인기다. 더운 여름엔 살얼음이 뜬 시럽을 연두부 위에 올려 빙수처럼 먹고, 겨울엔 따뜻한 시럽을 부어 먹곤 한다.

 

버블티와 결합한 또우화의 맛은 어떨까. 신제품은 ‘흑당 두부 밀크+미니펄’, ‘흑심 품은 흑당 두부 밀크티+펄’, ‘흑당 두부 크러쉬+미니펄’ 총 3종이다. 2023년 5월 출시한 ‘풀무원 두화’ 1개가 통째로 들어갔다.

왼쪽부터 공차 ‘흑당 두부 밀크+미니펄’, ‘흑당 두부 크러쉬+미니펄’, ‘흑심 품은 흑당 두부 밀크티+펄’.

 

‘흑당 두부 크러쉬+미니펄’을 받아 드니 먼저 두부인 듯 두부 아닌 두부 같은 또우화 생김새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연꽃을 연상시키는 두부 푸딩을 따로 떠먹으면 말캉하고 촉촉한 식감이 느껴지고, 고소한 두유와 두부 향이 곧장 뒤따라온다. 음료와의 조합도 조화로웠다. 빨대로 들이키니 쫄깃한 미니펄과 묵직한 우롱티 스무디가 입을 가득 채웠다. 당도를 기본 50%로 했음에도 꽤 달달한 맛이 혀를 때렸다.

 

다음은 ‘흑당 두부 밀크+미니펄’. 우유를 베이스로 해 부드러운 맛이 보다 강했다. 컵 겉면에 발려진 흑당 시럽의 존재감도 확실했다. ‘흑심 품은 흑당 두부 밀크티+펄’은 다른 두 제품과 달리 흑임자와 어울리는 블랙티가 주 베이스라 회색빛을 띠었다. 아래 깔린 또우화를 잘게 저어 함께 마시니 고소한 맛이 특히 더 잘 느껴졌다. 미니펄보다 큰 일반 펄이 들어가 씹는 식감도 더 살았다.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신제품”이라는 평을 내놨다. 지난 13일 공차 강남본점에서 만난 직장인 박영지(34)씨는 “대만에서 먹었던 또우화는 별다른 형태 없이 뭉텅이로 나온 푸딩이었는데 음료에 맞게 변형해 먹기 편했다”며 “또우화 토핑을 다른 메뉴에도 추가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신제품 2개에만 적용돼 아쉽다”고 말했다. 또우화를 처음 접해봤다는 대학생 김성식(26)씨는 “그냥 달달한 푸딩을 올린 건 줄 알았는데 은은한 두부향이 나서 이색적이면서도 익숙한 맛이었다”며 “흔하게 접할 수 없는 디저트라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인 것 같다”고 했다.

왼쪽부터 설빙 ‘잔망루피낭만초코설빙’, 배스킨라빈스 ‘아이스 초코 도쿄바나나’.

 

또우화 외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국의 수건케이크(마오진젠), 두바이 초콜릿 등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디저트 인기는 계속되는 중이다.

 

배스킨라빈스는 일본 여행 선물 필수품으로 꼽히는 그레이프스톤의 ‘도쿄바나나’를 아이스크림에 접목, 이달 ‘아이스 초코 도쿄바나나’를 시장에 내놨다. ‘초코+바나나’의 익숙한 조합이지만 ‘일본의 대표 디저트’라는 수식어에 판매량이 뛰어 두 번째 협업으로 돌아왔다. 앞서 지난해 배스킨라빈스가 출시한 ‘아이스 도쿄바나나’는 이달의 맛 중 가장 사랑받은 제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설빙 역시 아직 사그라지지 않는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동참,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가 들어간 ‘잔망루피낭만초코설빙’을 최근 출시했다. 우유 얼음을 감싸는 초콜릿 위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를 더해 두바이 초콜릿 스타일을 빙수 형태로 재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젠 해외 디저트를 그대로 수입하는 것만으로는 빠르게 바뀌는 1030세대의 입맛을 따라갈 수 없다는 인식이 있다”며 “해외 트렌드를 국내 시장에 맞게 각색한 신제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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