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벽두부터 KBS와 MBC 양방송사가 「남성드라마」라는 타이틀을 표방하며 방송하고 있는 TV드라마들이 남성 위주의 통념에 사로잡혀 여성을 비하하거나 남녀의 대결구도를 지나치게 부각시켜 여성상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소리가 높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의 매스컴모니터회는 KBS 2TV주말연속극 「남자는 외로워」와 수목드라마「왕십리」(1월20일 종영),MBC TV의 미니시리즈 「마지막 승부」,주말연속극 「서울의 달」등 「남성드라마」를 내건 드라마들이 각각 특색있는 소재로 영역을 넓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드라마 속에 비친 여성이미지는 여전히 구태의연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 승부」에서 남성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가는 진취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 여성은 남성에 의해 선택되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으며,선재(이종원반)의 『개집애…』운운하는 대사도 귀에 거슬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왕십리」에서 준태(천호진반)을 좋아하는 윤애(장서희반)를 미국으로 떠나보내면서 다른 남자를 딸려보내는 장면에 대해서도 여자에게는 아무런 선택권도 주지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를 선심쓰듯 묶어주는 것이 지나친 남성우월의 표현이라는 것.
「남자는 외로워」역시 권칠성장군(이영후반)의 아내와 며느리,유시형박사(강석우반)의 아내등 똑똑하고 능력있는 여자들과 사는 남자들은 여자 때문에 나약해지고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왜곡된 통념을 그대로 반영함으로써 여성들의 사회적 입지를 크게 약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단체협의회는 또 섬세하고 아기자기하고 최루성 강한 드라마는 여성 취향으로,선이 굵고 대범한 이야기는 남성드라마로 포장하는것부터 성별 고정관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남성드라마」라는 용어를 쓰지 말도록 방송사에 요청했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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