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확산 우려에 적극 폐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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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은모씨는 지난해 아파트 화재로 불에 탄 3100만원을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정상 지폐로 바꿨다. 전북에 사는 김모씨는 스티로폼 상자에 모아둔 2800만원이 습기와 곰팡이로 훼손돼 교환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손상화폐는 4720만장(106억9000만원)으로 2019년(3180만장, 74억원)과 비교해 1540만장(33억원)이 증가했다. 이 중 손상 은행권 교환 장수는 16만7400장으로 5만원권이 6만9900장(교환 장수의 41.8%)으로 가장 많았고, 만원권이 5만4900장(32.8%), 1000원권이 3만8100장(22.8%), 5000원권이 4400장(2.6%)으로 집계됐다.
주요 손상 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이 8만6700장(18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화재가 5만7700장(17억5000만원), 세탁이나 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가 2만3000장(3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교환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거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폐기된 손상화폐는 6억4260만장, 금액규모는 4조7644억원으로 2019년의 6억4040만장(4조3540억원)과 비교해 220만장(0.3%)이 증가했다. 2009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폐기된 은행권을 금액별로 살펴보면 만원권이 가장 많았다. 폐기된 은행권의 67%인 4억760만장이 만원권일 정도다. 만원권의 폐기가 많았던 것은 2007년(21억장)과 2008년(7억장)에 발행된 물량의 유통수명이 도래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손상화폐를 적극적으로 폐기한 영향으로 2019년(3억2900만장)과 비교해 23.9%나 증가한 수치다.
만원권에 이어 1000원권이 1억6800만장(27.6%), 5000원권이 2500만장(4.1%)이었고, 5만원권은 780만장(1.3%)으로 가장 적었다. 주화는 3410만장(30억원)이 폐기됐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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