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 6억명 이상의 여성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여성은 10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무력 분쟁으로 사망한 여성의 비율은 2022년과 비교해 2배 증가했으며, 유엔이 확인한 분쟁 관련 성폭력 사례만 50% 이상 증가했다. 분쟁으로 인해 심각한 인권침해 피해를 본 여성의 숫자도 35% 증가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여성의 권리가 전 세계 균형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 10월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325호’를 언급하며 결의안에서 요구한 내용이 아직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권력과 의사 결정이 압도적으로 많은 남성의 손에 달려 있다”며 “억압적인 가부장적 사회구조와 성 편견이 우리 사회의 절반을 억누르고 있는 한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유엔 곳곳에선 여성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5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시마 사미 바후스 유엔 여성기구 사무총장은 평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의 목소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과 미래를 박탈당한 아프가니스탄 여성, “죽음을 기다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 여성들, 성폭력 피해자인 수단 여성들 등을 나열하며 여성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쟁 지역의 여성과 소녀 2명 중 1명은 심각한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고, 전체 산모의 61%가 35개 분쟁국에 집중돼 있다”며 전 세계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여성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은 협의 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평화 프로세스 참여에 관한 공동 서약” 출범을 발표하고는 이를 위해 전 세계 정부, 기구 등이 유엔과 함께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수석 중재자 및 팀원으로 임명하고 여성의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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