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에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자극 의도인 듯
中 ‘틱톡’ 등에 당시 영상 올라온 것으로 알려져

국내 프로축구 K리그 광주FC의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7차전’ 원정 경기가 열린 중국 산둥 경기장 관중석에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 등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FC와 맞대결을 펼친 산둥 타이산의 주황색 유니폼을 입거나 홈 관중석에 앉은 현지 팬들 사이에서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든 모습도 포착됐다.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게 종목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 팬들의 기본 마음가짐인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상기시키는 사진이 경기장에 등장하면서 국내 축구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앞서 광주FC는 지난 11일 중국 산둥성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산둥 타이산과의 리그 스테이지 7차전에서 1대3으로 패했다. 산둥의 발레리 카자이슈빌리, 제카, 크리장이 득점했고 광주에서는 이민기가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아쉽게 패했지만 창단 후 처음 참가한 ACL 무대에서 승점 13점(4승1무2패)으로 동아시아그룹 4위를 유지하면서 광주FC는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총 24개팀이 참여하는 2024-2025시즌 ACLE는 동·서아시아 그룹으로 12개팀씩 나뉘어 리그 스테이지를 먼저 치른 후, 각 그룹 상위 8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 경쟁을 이어간다.
산둥을 지휘하는 최강희 감독은 비셀 고베(일본)와의 2차전에서 심판에게 폭언하는 등의 행위로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이날 벤치에 앉지 못했다.
논란은 중국 ‘틱톡’ 등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기장 관중석 영상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전 전 대통령 얼굴이 인쇄된 종이를 든 일부 관중이 영상에 등장했다. 통상 상대팀 관중을 자극하는 등 도발 행위는 어느 정도 ‘적정선’ 안에서는 경기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용인되지만, 산둥 팬들의 행위는 그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거세다.
국내 축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팬들의 분노가 눈에 띈다.
AFC의 상위 기관인 국제축구연맹(FIFA)이 응원 시에 ‘정치적 주장’을 엄격히 금지하는 점을 들어 산둥 팬들과 구단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일부 팬들은 ‘산둥 구단의 승점을 삭감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산둥은 3승1무3패(승점 10)로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당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A씨는 틱톡에서 영상을 본 지인에게 사진을 받았다는 취지로 세계일보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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