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조직원 2명도 실형
“반성 없이 책임 떠넘겨“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인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징역 25년과 3400억원대의 벌금·추징금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3년간 8개 종목을 조직적으로 조작해 73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국내 최대 규모의 주가조작 사건의 1심 결론이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들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정도성)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벌금 1465억원과 추징금 1944억원을 부과했다. 재판에 넘겨진 지 1년 9개월 만의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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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라씨가 2019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총 917명의 투자자로부터 7932억원을 받아 무등록 투자일임업을 영위하며, 8개 종목에 대해 3만801회에 달하는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해 주가를 교란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약 73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고, 1944억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씨와 함께 기소된 핵심 조직원들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라씨 조직의 업무를 총괄한 변모씨는 징역 6년에 벌금 26억원을, 투자자 유치를 담당한 전직 프로골퍼 안모씨는 징역 3년 6개월에 벌금 5억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다만 이들에게 적용된 조세포탈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라씨에 대해 “범행 전반을 계획하고 주도했음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시세조종 범행을 부인하고 ‘외부 세력 때문’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부양된 주가가 폭락사태로 한순간에 떨어져 투자자는 물론 라씨 조직의 일반 투자자들도 피해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라씨에게 징역 40년과 벌금 2조3590억원, 추징금 127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라씨 측은 “매도와 매수 타이밍을 맞추지 않은 상태로 거래했고 실시간 매매가격을 관리하거나 통제하는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 등 시세조종할 능력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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