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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오필리어=신주연' 사람들에게 기억되다

입력 : 2008-03-18 20:51:53 수정 : 2008-03-18 20: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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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햄릿 시즌1 이어 시즌2에도 '오필리어' 역 맡아

 

[세계닷컴] 셰익스피어의 희곡인 '햄릿'은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작품이다. 이 때문에 뮤지컬이나 영화로 만들어질 때마다 감독이나 연출은 다른 햄릿을 만들어내야 하며 관객들 역시 매번 다른 햄릿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배우들. 같은 역을 맡더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느낌도 달라지고 가사도 달라진다. 똑같은 상대역이 나오더라도 다른 감정이 품어나온다.

뮤지컬 햄릿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오필리어 역을 맡은 배우 신주연은 같은 뮤지컬, 같은 역에 상대 배우까지도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리어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스스로 역에 몰입되어 너무 많이 울어 진이 빠지기도 했다.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요. 처음에는 시즌1을 했기 때문에 시즌2에서는 편하겠지 생각했는데 가사가 전혀 다르게 변했더라고요. 입에 밴 가사가 있는데 시즌2에서는 모두 바꿔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또 눈동자 하나하나까지도 섬세하게 지도하시는 연출님의 성향도 영향을 미쳤고요"

배우 신주연은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고 뮤지컬도 한편 했지만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가수로서의 모습이다. 고교 2학년때 이미 가수가 되겠다고 국내 한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디션을 치뤘던 그녀는 2006년에 '쇼타임'이라는 싱글을 발표했다. 인터넷에서 미국 팝스타 비욘세의 '리슨'을 부르는 신주연을 양파와 비교한 영상이 돌아다니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었다. 그런 그녀가 뮤지컬 햄릿 시즌1에 오필리어 역을 맡게 됐고, 그것도 원톱으로 나서게 됐다는 소식은 당시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으로 제15회 한국최고인기연예대상 뮤지컬 부문 최우수 신인여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햄릿에 합류한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뮤지컬을 한다는 자체가 좋았으니까요. 그리고 시즌1을 하면서 시즌2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시즌1을 하면서 햄릿이 가지고 있는 진부함, 지루함 그런 것을 뮤지컬로 풀어내는 것이 많이 달랐어요. 연극과를 다니면서 연극 햄릿을 5번이나 봤는데 너무 힘들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뮤지컬 햄릿이 '햄릿이라는 작품은 힘들다'라는 선입견을 많이 깨줬어요"

시즌1에서 신주연은 원톱이였지만 시즌2에서는 정명은과 더블캐스팅이다. 뮤지컬로 따진다면 한참 선배다. 시즌2만 본 사람이라면 메인 정명은에 신주연이 합류한 것처럼 느껴지며 비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주연은 각자의 색깔이 너무나 다르고 자신보다 선배인 정명은과 비교된다는 자체가 말도 안된다고 말한다.

"언니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시즌1에서 오필리어를 했던 것이 있다면 또 언니가 하는 연기가 다르잖아요. 사실 비교를 하는 것도 어려워요. 각각 팀이 아예 나눠졌고 색깔도 너무 달라서요. (뮤지컬 햄릿 시즌2는 현재 블루팀과 레드팀으로 배우들을 나눠 공연되고 있다) 두 팀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요. 블루팀은 정말 블루같은 색깔이 나요. 차분하고 안정적이며 드라마 스토리라인을 더 많이 보여주려는 강점이 있죠. 레드팀은 강렬하고 진한 색이 나면서 감정이 격해요. 언니가 가지고 있는 안정감과 차분함을 조금 더 배워야하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신주연의 '햄릿'은 김수용이다. 이미 시즌1에서 호흡을 맞췄기에 시즌2 무대 위에서 김수용-신주연의 모습은 자연스럽다. 특히 시즌1에서는 원톱으로 3명의 햄릿을 상대했다면 지금은 오로지 김수용 한 명이기에 더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오빠랑은 시즌1때부터 너무 잘 맞았어요. 같이 연기를 하다보면 이게 무대인지 실제인지 착각할 정도로 편할 때가 있어요. 긴장감을 없애주는 배우죠. 눈을 보고 연기를 하다보면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불안하거나 안정스럽지 못한 때가 있는데 오빠는 안정감이 있는 배우라서 서로를 믿는 순간 굉장히 편안해요"

같이 무대에 오르는 배우에 관해서는 신주연은 복이 많은 편이다. 편안한 김수용이 있다면 믿음을 주는 '아버지' 송용태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주연은 배우 송용태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대신 '아버지'라고 부른다. 시즌1에서 연기와 감정에 대해 많은 지도를 해줬다. 친아버지 녹용을 송용태에게 갖다주기도 해서 친아버지가 이런 모습을 질투한 정도라고 하니 신주연이 송용태에게 얼마나 많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정도다. 그리고 송용태가 시즌1에서부터 믿음을 준 '기둥'이라면 시즌2에서 왕비 역을 맡은 강효성은 신주연에게 '목표'다.

"강효성 선생님은 정말 노력파세요. 본 받을 것이 정말 많죠. 나이가 적잖은데도 몸매가 완벽하시고 정말 부지런하시죠. 공연에 올라가기 전에 자신을 노래를 한번 다 부르시고 올라가시거든요. 많은 작품을 하시고 주인공도 많이 하셨는데 해이해지시는 경우가 없어요. 뮤지컬 마리아때부터 정말 좋아했어요"

뮤지컬 햄릿 시즌2를 보다보면 시즌1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감정의 장면이 나온다. 특히 오필리어의 친오빠인 레어티즈가 오필리어에게 다가가는 감정은 남매라기보다는 연인의 감정에 가깝다. 이 때문에 오필리어의 극중 위치가 햄릿과 레어티즈 사이에 고민하는 상황으로까지도 추측하게 만들었다.

"햄릿 대본은 원래 말이 많잖아요. 여왕과 햄릿의 느낌, 오필리어와 오빠와의 근친상간. 사실 이번에는 연출님이 살짝 의도하셨어요. 레어티즈 오빠와 저의 관계가 살짝 근친의 느낌이 있도록 하셨죠. 이것때문에 저희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오필리어라는 캐릭터가 줏대없는 캐릭터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고지순하고 현명한 여자죠. 연출님은 오필리어에게 성숙하고 성녀같은 이미지를 전제하셨죠"

지금은 착하고 비극적인 여인 '오필리어'로 살아가고 신주연이지만 그녀가 해보고 싶은 연기는 희극적인 배역이다. 곧 무비컬로 나올 것으로 알려진 '용의주도 미스신'이나 '미녀는 괴로워' 등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한다. 일방적으로 스스로의 비극적인 모습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닌 관객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싶어하는 바람을 스스럼없이 전했다. 또한 장르에 대한 구분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가수도 자신의 음악적인 색깔을 수용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획사를 만난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당분간은 신주연은 '뮤지컬 배우'로 남을 듯 싶었다.

"현재 저를 오필리어로 기억해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관객들이 저를 현재진행형의 배우로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항상 발전하고 있고 뭔가 새롭게 입혀져서 나오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싶어요. 강효성 선배님처럼 오래하는 배우였으면 좋겠고 무대 위에서 진실된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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