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갑판장은 “당시 아라이가 다급한 상황에서 급하게 도망가느라 총 알이 조타실 천장에 박혀 목숨을 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배 엔진이 꺼져 어두웠으나 곧 비상발전기가 가동돼 조명이 켜지면서 아라이의 얼굴을 분명하게 봤다”고 말했다.
정상현(57) 조리장도 “선장 피격 당시 조타실에는 아라이와 사살된 다른 해적 2명 등 3명이 있었으며, 선장과 갑판장은 머리를 맞대고 엎드려 있었고 나는 그들과 1.5m 떨어진 곳에 엎드려 있었다. 아라이가 '캡틴(선장)'을 외치며 선장을 찾았고 바로 총소리가 들렸다. 당시 비상전원으로 조명이 켜지면서 아라이를 똑똑히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아라이가 선실로 통하는 내부 계단으로 내려가면서 따라오라고 했는데 갑판장과 나, 3항사가 내려가지 않자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아라이가 청해부대 구출작전이 시작되자 선장에게 총을 쏜 뒤 당황해서 달아나다 자신의 총격장면을 목격한 선원 2명을 인질로 삼으려다 실패하자 총을 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한 탄환 3발 중 1발은 우리 해군의 탄환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가 나왔다. 해경은 국과수로부터 ‘탄환 3발 중 1발은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탄환’이라는 정밀감정결과서를 받았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 7일 수사본부 발표대로 1발은 해적들이 쓰는 AK소총탄이, 나머지 1발은 피탄으로 인해 떨어진 선박부품이 석 선장의 몸에 박힌 것이라는 감정결과도 함께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날 사건을 송치했던 부산지검 공안부로 감정결과서를 보냈다.
부산= 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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