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균열 원리’ 이용 나노소자 손쉽게 만든다

입력 : 2012-05-10 02:07:24 수정 : 2012-05-10 02:07: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남구현 이화여대 교수 공정 개발
20년 걸릴 작업, 수시간으로 단축
순수 토종 기술로 성과 큰 의미
국내 젊은 공학자의 첫 연구 결과에 세계 과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 ‘네이처’가 최신호(5월10일) 표지논문으로 선정할 정도다.

화제의 주인공은 남구현(32·사진) 이화여대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 특임교수다. 9일 남 교수에 따르면 네이처 표지를 장식하게 된 연구결과는 ‘균열의 제어 및 이를 이용한 나노 공정 개발’. 쉽게 말해 물질의 균열(cracking) 원리를 이용해 머리카락 1만분의 1 굵기의 나노소자를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즉 응력이 최고점에서 달한 부분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균열 형상에 따라 일정한 패턴을 가지며, 계단형 구조물일 경우 응력이 감소해 균열이 멈추는 원리를 이용하면 50∼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나노소자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남 교수와 카이스트(KAIST) 고승환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반도체 소자 기본 단위인 길이 10㎝의 웨이퍼를 불과 수시간 만에, 수만원을 들여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웨이퍼는 현재 최첨단 나노소자 공정 기술로 평가받는 ‘전자빔식각’ 방식을 이용하더라도 20년, 수천만원이 소요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남 교수가 과학계 경력이나 연구성과가 일천한 비주류 공학도라는 점이다. 2002년부터 4년간 한 월간지 기자로 밥벌이를 하던 그는 미국 UC버클리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 석·박사 학위를 따고 2010년 겨우 이화여대 특임교수(일종의 계약직 연구교수) 자리를 얻었다. 남 교수는 “대학 시절 아이디어를 가진 뒤 꾸준히 매진해온 게 오늘과 같은 연구성과를 낸 것 같다”면서 “외국의 선행 연구나 기술적 도움을 받지 않은 순수 토종 기술의 결과물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자평했다.

송민섭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강한나 '사랑스러운 미소'
  • 김성령 '오늘도 예쁨'
  • 이유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