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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이 만드는 적정 기술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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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6 13:00:00 수정 : 2019-06-08 04:51:5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출처=www.ecobricks.org

 

적정 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은 주로 개발도상국의 문화와 정치, 환경적인 면을 고려해 삶의 질 향상과 빈곤 퇴치를 위해 적용됩니다. 적정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은 사용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들며,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과 적은 인력을 쓰는 등 효율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업사이클을 넘어 지구 곳곳에서 적정 기술로 활약하고 있는 페트병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둠을 비추는 페트병 전구(Liter of Light_House light)

출처=노 코멘트 캄보디아(No Comment Cambodia) 유튜브(Youtube)

 

페트병 전구(사진)는 2002년 브라질의 기술자 알프레도 모제가 처음 개발했는데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페트병과 물, 표백제만으로 일반 가정에서 이용하는 전구와 맞먹는 ‘페트병 전구’를 만들어냈습니다.

 

태양빛이 직진해 페트병을 비추면 직진하던 햇빛은 페트병에 담긴 물에 부딪혀 확산하는 산란작용이 나타나게 됩니다. 물에 섞인 표백제는 이 산란작용을 배가시켜 약 55~60SW의 빛을 발하게 됩니다. 바로 페트병 전구의 원리이지요.

 

◆페트병 가로등, 태양열 페트병 전등(Liter of Light_Street Light)

출처=Works That Work

 

태양열을 이용한 페트병 전등(사진)은 해가 떠 있는 낮 동안에만 빛을 내는 페트병 전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페트병 램프에 태양열 전지와 재충전이 되는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를 부착해 태양이 없어도 약 10시간 빛을 낼 수 있어 집안뿐 아니라 동네 골목길을 비추는 가로등으로도 활용됩니다.

출처=lifeandsoulmagazine.com

 

페트병 전구와 태양열 페트병 전등(사진)은 ‘1리터의 빛’(Liter of Light) 캠페인을 통해 전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 아시아 등에 보급되기 시작했는데요. 현재 15개국, 35만개 이상의 가구에서 페트병 전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페트병으로 만든 에코 벽돌(Eco Bricks)

출처=NICE SHED DESIGN

 

건축 자재가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페트병은 좀 더 튼튼하고 안전한 담벼락을 지을 때 철근 대신 쓰입니다. 페트병 안을 흙으로 채운 뒤 담벼락을 쌓을 때 일정한 간격으로 차곡차곡 흙과 함께 쌓으면 되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페트병 담벼락(사진)은 웬만한 충격에도 버틸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고 해요.

 

◆페트병 벽돌로 지은 페트병 학교(Bottle School)

출처=vebolife.com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허그 잇 포워드’(Hug It Forward)는 과테말라에 지역 주민과 함께 약 40개월 동안 시멘트 벽돌 대신 무기물 쓰레기로 채운 페트병 벽돌을 이용해 학교(사진)를 지었는데요. 이렇게 쓰레기와 페트병을 이용해 교실 하나를 만드는 데 약 600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버려진 페트병 6200개 정도면 교실 2개가 있는 학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모은 페트병에 주워온 쓰레기를 채워 친환경 벽돌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출처=Theirworld

 

‘페트병 학교’로 마을에는 없던 학교가 생겨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주어졌으며, 버려진 쓰레기를 재활용해 마을의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도 가져왔습니다. 무엇보다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만들었기 때문에 학교와 지역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이 높고 환경에 대해 무관심했던 의식도 바뀌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적정 기술을 통해 플라스틱 페트병이 소외된 이웃의 어둠을 밝히고, 집과 학교를 짓는 유용한 제품으로 재탄생했는데요. 페트병 하나로 이렇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평소 환경과 우리의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면 적정 기술은 생각보다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한화케미칼 블로거

 

*이 기고는 한화케미칼과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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