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한 취준생, 부모들 가슴을 치고 있다” 질타
당시 곽 의원 아들은 아버지 권유로 화천대유 근무
청년층 “한국서 공정 바라는 건 사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성과급 등 포함)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해 국민적 공분이 이는 가운데, 과거 곽 의원이 국회에서 불공정한 취업 현실을 거론하며 취업준비생의 박탈감을 강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곽 의원의 아들이 지인 소유의 화천대유에 입사한 상태였고, 6년 근무 끝에 올해 거액의 퇴직금을 수령했던 점을 감안하면 곽 의원의 발언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곽 의원은 지난 2018년 11월5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 기관의 친인척 채용 현황을 거론하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부 기관의 채용 현황은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108명 채용했다. 13개 공공기관, 국립대학병원, 금감원 등 금융공기업 그 다음에 보훈공단 등 비금융공기업 등에서도 친인척 채용이 있었다”면서 “노조원 자녀가 친인척으로 채용됐고 14개 기업노조는 단체협약에 자녀 우선채용을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례를 들어 취업준비생과 그 부모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반면에 차별받은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수십 수백대 1 경쟁 뚫고 어렵게 입사한 직원과 채용에서 탈락한 취업준비생과 그 부모들은 가슴을 치고 있다”면서 “지난 대통령 취임사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이 공정하고 기회가 평등했습니까”라고 따졌다.
이 지적을 들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금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보도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유감스럽고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2018년 당시 지인이 소유한 회사인 화천대유에 자신의 아들이 일하고 있던 상황을 감안하면 전형적인 ‘내로남불’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곽 의원의 아들 곽모씨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2015년 아버지께서 ‘김OO가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 번 알아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소개로 아버지 지인이 소유한 화천대유에 입사하게 됐다고 밝힌 것이다. 김OO는 화천대유 소유주인 전직 언론인 김만배씨로 추정되며, 김씨는 곽 의원과 성균관대 동문이다.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한 곽씨는 경영지원팀 총무로 있다가 2016년 토지 보상 업무를 맡았다. 이후 지난해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의 성과급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3월 퇴사 직전 50억원을 받는 것으로 계약이 변경돼 지난 4월 세금 22억원을 제외한 28억원을 받았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곽 의원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데 대해 “말하기 곤란한데 (곽 의원 아들이) 산재를 입었다. 그분이 대답하지 않는 한 말씀드리기 어려운 게 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의 아들이 퇴직하면서 50억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층은 분노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모(30)씨는 “50억원을 합법적인 퇴직금이라고 한 것을 보고, 매일 힘들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내 처지를 돌아보게 됐다”면서 “한국 사회에서 공정을 바라는 건 사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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