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
2백자 원고지 154매 분량의 친필 원고 형태인 이 소설은 이효석씨의 유족이 몇 년 전 이효석문학관 측에 기증한 것으로, 옛 일본어로 쓰여진 데다 필체도 분명치 않아 해독되지 못했다가 시조시인 장순하(83)씨가 번역해 이번에 공개됐다.
소설은 사건의 스케일이 크고 전개의 템포가 느린 것으로 미뤄 중편소설이 아닌 미완성 장편소설의 일부로 추정된다고 현대문학은 설명했다. 전체 5장으로 나뉜 소설은 ‘아마노 가쓰토’로 이름을 고친 조선의 지식인 고승인이 민간인 면회일을 이용, 총독을 만나 시국적 정책을 찬양하는 입장을 밝히고 나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총독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나오며 “마음속으로 가장 좋다고 작정한 일에 온몸으로 부딪쳐 가려고 결심했을 뿐”이라고 말하던 승인은 그날밤 총독과의 회견 내용이 라디오 뉴스에 보도되자 “갑자기 알몸이 된 것 같아 견딜 수 없는 심정”을 느낀다.
일본어 친필 원고 |
김용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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