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윤 충북고 교장은 최저기온이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강추위 속에서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1∼2학년 학생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이 학교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하는 일반계고교다. 겨울방학임에도 지난 2일부터 `방과후 학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교장은 고민 끝에 1학년 학생들을 3학년 교실로 이동시켜 수업받게 했다.
1학년 교실은 오전과 오후에 잠깐씩 햇빛이 드는 동향(東向)이다. 3학년 교실은 1학년 교실보다 햇빛이 훨씬 많이 드는 남향(南向)이다.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 학교는 등·하교할 때만 허용하던 점퍼 착용을 수업시간에도 허용했다.
이 학교가 이런 궁여지책을 마련한 것은 날씨가 워낙 추운데다 전기요금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인근의 청주공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학교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여서 실습시간이 많다.
청주공고는 지난해 3∼8월 65만6천여㎾의 전기를 썼다. 충북 도내 학교에서 세 번째로 많이 사용했다.
이 학교는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교사를 `에너지 도우미'로 임명, 실내 난방온도를 18도로 맞추고 있다.
문제는 교육용 전기요금이 14일부터 3.5% 또 올랐다는 것이다.
충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충북교총)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교육용 전기요금이 다섯 차례 올랐다. 2009년 6.9%, 2010년 5.9%, 2011년 8월 6.3%, 같은 해 12월 4.5%, 지난해 8월 3% 인상됐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여섯 차례에 걸쳐 무려 30.1%나 올랐다.
한 교장은 "학교운영비는 한정돼 있는데 전기요금이 또 올라 걱정"이라며 "학교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적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공사 충북지사에 따르면 ㎾당 전기요금은 교육용(갑 저압용·계약전력 1천㎾ 미만) 5천390원, 산업용(갑·계약전력 300㎾ 미만) 4천900원이다.
충북교총은 "전기요금이 또 올라 학교는 교육용 기자재 및 사무용 기기·냉·난방기 사용을 제한하거나 학생 지원 경비를 줄일 수밖에 없어 그 피해는 학생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학교의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전기요금 인상분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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