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고려 통일비전 제시해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1박 2일의 국빈 방문을 마치고 떠났다. 중국의 ‘매력공세’가 대단했다. 새삼 한·중 관계의 현주소와 중국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1년여 동안 다섯 차례나 회동해 신뢰를 쌓았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는 무엇보다 두 정상 간의 신뢰가 더욱 깊어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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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연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
두 정상 간에 1년여 전 채택된 미래비전 공동성명과 이번 공동성명을 비교하면 표현이나 내용에서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된 내용을 확인하게 된다. 한반도 내 핵무기 개발을 ‘확고히 반대’한다는 표현이 들어갔는데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이런 문구를 담은 것은 처음이다. 양측이 6자회담 재개의 조건 마련 필요성에 합의함으로써 북한의 조건없는 대화 재개 주장에 대한 중국 측 입장 변화를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에 합의해 구체적 기한을 명시한 것도 처음이다. 한·중 양국은 그동안 개방 범위와 양허 수준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었는데 앞으로 협상에 탄력이 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기로 한 것도 큰 성과의 하나이다. 또 중국은 원·위안화 직거래를 통해 확보된 위안화를 중국 증권시장에 직접 투자할 자격을 한국에 부여하기로 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일본의 역사 왜곡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결정 등 최근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한 한·중 공동대응 문제가 공동성명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공동성명 부속서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자료의 공동연구 등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선에서 언급됐다.
시 주석은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은 첫 번째 국가주석이다. 보통 중국 국가주석이 해외를 방문할 때 몇 나라를 묶어 방문하는데 한국만을 선택한 것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잘 말해주고 있다. 시 주석은 2008년 3월 국가부주석으로 취임한 후 첫 방문국으로 북한을 선택한 바 있다.
한·중 관계는 수교 22년 동안 경이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양국 교역량은 274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제까지 두 나라는 어려운 도전을 잘 극복했는데 앞으로도 도전이 있을 것이다. 두 나라는 이러한 도전을 극복할 지혜와 의지가 있다고 믿으며 이 과정에서 양국 관계는 더욱 성숙할 것이다.
시 주석은 앞으로 2023년 초까지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중국을 이끌게 된다. 그 기간은 한반도 통일의 관건적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 대박을 얘기하는데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미국의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통일비전을 우리가 제시해야 할 것이다.
비록 대외적으로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은 중국 지도자와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 통일을 논의했을 것이다. 통일준비위원장인 박 대통령은 통일 대장정을 이끌며 국민과 함께 통일한국의 꿈을 실현시켜야 한다. 시 주석과 쌓은 신뢰관계는 통일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한 신뢰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통일이 이루어진 훗날 시 주석과의 신뢰관계가 결정적이었음을 회고하는 꿈같은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석동연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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