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린이집 17% 실내공기 오염 심각

133곳중 23곳 기준치 초과, 5곳은 부유 세균 기준치 2배
市 최고 300만원 벌금, 재검사

서울 지역 어린이집의 17%의 공기 오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오염도검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어린이집 133곳 중 23곳(17.3%)의 실내공기가 법정(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 시행규칙) 기준치를 초과했다.

총 부유세균 유지기준(800CFU/㎥ 이하)을 초과한 곳은 21곳이었다. 특히 강동구의 Y어린이집(2325CFU/㎥) 등 기준치의 2배가 넘는 곳은 5곳이었다. 포름알데히드(HCHO) 유지기준(100㎛/㎥ 이하)을 초과한 곳은 성동구 W어린이집(191.4㎛/㎥)과 강남구 L어린이집(178㎛/㎥) 2곳이었다.

시는 공기질 유지 기준을 초과한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50만원 이상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 뒤 올해 재검사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많은 어린이집의 공기가 오염된 이유에 대해 “실내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면 세균이 많이 자란다”며 “어린이집에서 교육, 청소 과정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고 이 때문에 습기가 많아져 세균이 번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는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지난해 공기질 측정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항목이 있는 산후조리원(2곳), 학원(4곳), 의료기관(2곳), 대규모 점포(3곳), 박물관(1곳), 전시시설(1곳)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는 어린이집을 포함한 영화관, 지하철, 지하도상가 등 시민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의 10% 이상(어린이집·산후조리원·노인요양시설·의료기관은 20% 이상)을 뽑아 매년 공기 오염도를 측정하고 있다.

측정 항목은 미세먼지(PM10), 이산화탄소(CO₂), HCHO, 부유세균, 석면, 오존(O₃), 이산화질소(NO₂), 일산화탄소(CO),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라돈이다.

시는 실내공기측정기가 설치된 지하철 시청역, 충무로역, 서울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개 역사와 강남터미널, 남대문, 을지로, 영등포 등 21개 지하도상가의 공기질도 함께 측정하고 있다. 측정 결과는 서울시 실내환경관리시스템(cleanindoor.seoul.go.kr)을 통해 공개된다. 실내환경관리시스템을 통해 석면 해체·제거 일정, 슬레이트 건축물 통계 등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또 실내공기질 컨설팅이나 실내공기질 관리 우수시설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김준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