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전 위한 ‘대화’ 제안 “남북한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해 운영함으로써 비무장지대(DMZ)의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유지하고자 합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5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고위급 회의 기조연설에서 “분단과 대립의 현장인 비무장지대(DMZ)를 지속가능한 화해와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DMZ와 같은 접경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평화와 생물다양성 다이얼로그(대화)’를 제안했다. 정 총리는 “전 세계 접경지역 보전의 경험을 공유하고 관련 역량을 강화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나아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국가가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유럽과 남미 등 기존 네트워크와 연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인류는 지구상의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존재로 지금처럼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이 계속된다면 지구상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생물이 갈수록 늘어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인류에게 커다란 불행이며 재앙이 될 수 있는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기 위해 더 늦기 전에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대한민국은 이번 총회 개최국이자 의장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며 “2015년까지 생물다양성과 관련한 공적 개발원조 금액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의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정 총리는 재원과 기술의 부족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위해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연결하는 ‘바이오브리지 이니셔티브(제안)’ ▲산림 생태계 복원을 지원하는 ‘산림생태계복원 이니셔티브’ ▲‘지속가능한 해양 이니셔티브’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재정 지원 강화 등을 제안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 축사에서 “생물다양성은 중요한 의제로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생물다양성을 ‘포스트 2015 개발의제’에 포함할 수 있도록 각국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위급 회의는 당사국총회 기간 개최국 주도로 열리는 최고위급 포럼이다.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 브라울리오 디아즈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총장, 나오코 이시이 지구환경금융(GEF) 의장 등 20여 개 주요 국제기구 수장과 50여 개국 환경장관을 포함한 150여 개 당사국 대표 등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 총리, 윤성규 환경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정부 대표단과 국회의원, 학계·산업계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16일 폐회식에서는 총회 결과를 아우르는 ‘강원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번 당사국총회의 주요 의제인 생물다양성의 주류화, 평창로드맵, 과학기술협력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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