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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 없는 물은 ‘죽은 물’… 건강하려면 식수 신경써야

입력 : 2015-08-17 21:23:31 수정 : 2015-08-18 0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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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병 미네랄 결핍탓 발병 많아… 역삼투압 정수기 미네랄도 없애 문제…장기간 마실땐 인체 산성화돼 위험
임산부경우 더 안좋아… 태아에 악영향
수돗물 끓여도 미네랄 보존돼 안전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물이 우리 몸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미네랄이 없는 물은 어떨까. 수년 전부터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 물은 미네랄까지 정수한 ‘죽은 물’이며 이 물을 장기간 마실 경우 건강을 해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먹는 물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최근 발간된 저서 ‘역삼투압 정수기를 고발합니다’(서영)에는 MBC다큐멘터리 ‘워터 시크릿’을 제작한 환경탐사보도 박치현 전문기자가 방송에 미처 담지 못한 자세한 탐사 과정과 우리가 좋은 물을 골라 마셔야 하는 이유가 담겨 있다.

◆몸속 미네랄 빼앗는 ‘죽은 물’


자연에서 나오는 물은 원래 각종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 미네랄은 인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원소로 우리 몸에서 4%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생명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몸속에서 스스로 만들어지지 않고 물과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그 자체로 뼈나 치아 등 신체의 구성성분이 된다는 점에서 비타민과 다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광천수들은 미네랄이 풍부하며, 마트에서 사먹는 생수에도 각각 미네랄 함량이 표시돼 있다.

문제는 국내 가정의 40%가 식수로 사용하는 정수기 물, 그중 시장점유율 70%에 달하는 상위 3개 회사의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는 미네랄까지 걸러낸다는 것이다.

정수기는 크게 역삼투압 방식과, 중공사막 방식으로 나뉘는데 역삼투압 방식은 초미세구멍에 물을 통과시켜 여과하는 방식으로 물 속 불순물은 물론 방사능까지 전부 제거해 깨끗한 물을 얻어낸다. 하지만 미네랄까지 제거해 죽은 물이 된다.

죽은 물을 마시게 된다는 지적에 대해 정수기 회사들은 “깨끗한 물을 마신다는 사실이 중요하며 미네랄은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라고 물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네랄은 물에 완벽하게 이온화돼 있기 때문에 인체에 흡수되는 비율이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미네랄이 함유된 물을 충분히 마시기만 해도 우리가 매일 섭취해야 하는 최소 필요 미네랄의 10∼30%를 충족할 수 있다.

미네랄은 인체 내에서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역삼투압 방식으로 정수된 물은 인체의 pH값인 7.3∼7.4보다 낮은 pH6.5 이하의 산성수가 된다. 이 같은 물을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몸이 산성화된다. 암 등 중병에 걸린 사람들 대부분의 체액이 산성화돼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또 몸속 세포 밖이 미네랄이 없는 물로 채워지면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세포 속 미네랄이 빠져나간다. 때문에 죽은 물을 먹는 것은 미네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것 이상으로 인체에 해롭다는 것이다.

세계물협회 미네랄 연구팀의 잉그리드 로스버그 박사는 “특히 임산부는 절대 역삼투압 정수기 물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역삼투압 정수기 물은 몸속 미네랄을 씻어내며 부모가 미네랄이 부족한 물을 마시면 태아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경고한다. 운동 중 미네랄이 없는 산성수를 마시는 것도 위험하다. 베이징 IDM 기술연구소는 물질대사 실험을 통해 미네랄이 없는 산성수를 마시면 칼슘과 아미노산이 쉽게 유실되며 탈수 증세가 더욱 심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미네랄 풍부한 좋은 물 찾아 마셔야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시는 물의 pH값을 6.5∼8.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한다. 역삼투압 정수기 물의 pH 농도는 일반적으로 5.5∼6.5다. 식수로서 기준 미달인 셈이다. 깨끗한 물인 줄 알고 마셨던 정수기 물이 우리의 몸을 해친다면 대체 어떤 물을 마셔야 할까. 우리가 ‘약수’라 부르는 자연에서 나는 물이 가장 좋지만 공기와 토양이 오염되면서 도시에서 좋은 약수를 얻기는 쉽지 않다. 박치현 전문기자는 녹슨 하수도관 등으로 중금속 오염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수돗물에는 생수와 비슷하게 미네랄이 함유돼 있으며 끓여 먹거나 받아서 잠시 두면 소독을 위해 첨가한 염소가 날아간다. 물을 끓이면 죽은 물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물은 끓이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산소가 증발하지만 식으면 대기압 때문에 원래 상태의 용존상태로 되돌아가는 성질을 갖고 있어 미네랄이 보존된다.

제대로된 정수기를 골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역삼투압 정수기는 피하고 유해한 세균과 오염물질을 충분히 걸러내면서 미네랄을 풍부하게 유지하는지, 물 낭비는 심하지 않은지, 약알칼리수인지 등을 따져 좋은 정수기를 선택하면 된다.

현대인의 병 중 상당수는 미네랄 결핍에서 온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잔병이 많았다면 이제라도 마시는 물을 깐깐하게 골라보는 게 어떨까.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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